[뉴스토마토 백승은·김소희 기자] 총선거를 의식한 정부의 '물가 억눌리기'가 총선 끝 '상방압력'으로 가중될 가능성이 농후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상반기 공공요금에 대한 '최대한 동결' 기조를 내세운 정부로서도 더는 억누르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이미 서울시를 비롯한 일부 지역은 지하철 요금 등의 인상을 예고한 데다, 국제유가 불안에 따른 전기·가스료 인상 압박 등 관리물가 봇물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과일·채소 물가 상황도 불안합니다. 정부는 3·4월 1500억원을 투입해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 지원에 쏟았지만, 지원이 끝나는 총선 이후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9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지하철 등 공공요금 인상 '상방압력'
10일 정부, 에너지공기업과 관련 업계 등의 말을 종합하면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기조가 총선을 끝으로 5월경 총괄원가 정산에 따라 인상 압박이 거세질 전망입니다.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기조를 앞세우며 최대한 억누르고 있지만, 하반기 인상은 피할 수 없다는 게 중론입니다. 이미 서울시는 이르면 오는 7월 지하철 요금을 150원 인상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경기, 인천도 구체적 시기를 정하지 않았으나 하반기 지하철 요금 인상을 공표한 상태입니다.
여기에 국제유가의 불안까지 더해지면서 전기·도시가스요금 압박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연초 배럴당 70달러 수준이었던 국제유가는 최근 9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멕시코의 원유 수출 감축이 원인입니다. JP모건체이스는 8월 또는 9월에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전기, 도시가스 등 공공요금은 국제 유가 상승 등 원가 압력이 존재한다"며 "총선이 끝난 하반기부터는 비용 상승에 따른 요금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강세와 환율 변수로 한국전력은 원자재 가격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도시가스는 짝수월인 이달 민수용 요금 조정이 어렵고 5월 총괄원가 정산 여부가 나올 경우 인상 압박은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총선 이후 '농축산물' 또 뛰나
올해 큰 폭으로 오른 과일과 채소 등 농축수산물은 정부의 지원으로 잠시 주춤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4월 지원이 끝날 경우 다시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농축수산물 물가 안정을 위해 1500억원 투입을 공언한 정부는 4월까지 납품단가 지원 755억원, 할인지원 450억원, 과일 직수입 100억원, 축산물 할인 195억원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총선 이후 지원이 끊기는 시점입니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다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무제한, 무기한으로 물가 안정을 위해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지속적인 예산 확보와 집행이 쉽지만은 않은 실정입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3월 말부턴 농산물 등 물가가 점차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며 "당초 4월까지 계획했던 이유는 5월엔 참외, 수박 등 대체 과일이 나오며 일조나 기상 여건 등도 4월엔 개선이 될 거라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사과를 구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백승은·김소희 기자 100win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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