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2차전지 3사의 이자비용이 급증했습니다. 2개사는 영업흑자를 보고 있지만 경상투자비 등을 제외하면 이자를 감당할 현금여력(현금성자산)은 감소 추세입니다. 전방 전기차 시장 성장이 둔화 되고 중국의 2차전지 공세가 거세 재무상태가 호전될지 우려를 낳습니다.
29일 각사에 따르면 3사의 이자비용은 지난해 2배 또는 3배 이상 커졌습니다. 삼성SDI는 작년 이자비용이 2736억원으로 전년비 203.8%나 증가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157억원으로 177.7% 올랐습니다. SK온 역시 146.1% 오른 469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3사 중 아직 흑자전환하지 못한 SK온이 이자비용 규모도 가장 큽니다. 적자를 보는 상태가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신용위험이 높을수록 이자율이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차입금 흐름도 3사 모두 부정적입니다. SK온은 2022년 5조634억원으로 3사 중 가장 차입금이 작았는데 작년엔 둘째(8조107억원)로 커졌습니다. 차입금 증가율은 58.2%로 가장 높았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도 각각 34.8%, 11.1%씩 차입금이 증가했습니다.
이자를 감당할 현금흐름은 얼핏 양호해 보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순이익이 110%나 증가한 1조637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삼성SDI는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1.3%에 불과했지만 순이익 규모 자체는 2조원(2조660억원)을 넘습니다. SK온도 작년 적자 폭을 29.7% 정도 줄였습니다.
그럼에도 순이익에서 법인세를 내고 원재료비와 인건비, 시설 재투자비 등 경상비용을 지출하고 나면 높은 이자비용은 부담입니다. 실제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흑자 규모가 큰 편임에도 비용을 지출하고 남은 현금성자산 규모가 지난해 후퇴했습니다. 이자를 감당할 현금여력도 그만큼 줄어든 결과입니다. 삼성SDI는 1조5244억원으로, 41.7%나 작아졌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5조687억원으로, 14.6% 줄었습니다. SK온의 경우 3조4553억원에서 보합세(0.3% 증가)를 보였지만 적자가 길어진 형편입니다.
3사 모두 차입금 규모에 비해 현금성자산이 부족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금성자산이 차입금의 절반 수준에 그칩니다. 삼성SDI와 SK온은 절반에도 못미칩니다. 이에 유동성 차입금 만기가 몰리거나 업황침체로 신용위험이 커지면 유형자산을 팔거나 일부 투자 프로젝트를 중단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75.2% 줄었습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SK온은 3315억원 영업적자를 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대한 미래 전망은 여전히 밝지만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경기 부진 탓에 전보다 환경 정책의 강도가 후퇴한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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