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오너일가 상속세 재원 마련 '골치’
상속세 해법 안갯속…결국 지주사 지분매각?
회사 측 "최대주주 지분매각 추진 결정된 바 없다"
2024-05-13 17:02:47 2024-05-13 17:02:47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경영권을 둘러싼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 간 분쟁은 일단락됐지만 갈등의 근원이었던 상속세 재원 마련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한미그룹 오너 일가가 부담해야 할 상속세 규모는 약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최근 한미그룹 오너 일가가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 계열의 투자회사인 EQT파트너스에 50%가 넘는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각해 약 1조원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미사이언스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10일 최대 주주 등 지분 매각 추진 보도에 대해 결정된 바가 없다고 공시했습니다.
 
앞으로 임종윤 사장 체제에서도 상속세 재원 마련에 대한 뚜렷한 대안이 없어 상속세를 둘러싼 부담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한미그룹 오너 일가의 4회차 상속세 납부 기한은 3월이었지만, OCI그룹과의 통합을 이유로 지난달 말까지 한차례 미뤘고, 재원 조달에 난항을 겪으며 재차 연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달 18일 열리는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한미약품 대표이사로 복귀하는 것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향후 상속세 자금 조달 방식에 대한 귀추가 주목됩니다. 현재까지 오너 일가는 주식담보대출로 재원을 마련해 상속세의 절반인 2700억원 가량을 납부했는데, 잔여 세금에 충당할 현금 마련이 여의치 않습니다.
 
앞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 부회장이 OCI그룹과 통합을 조건으로 지분을 매각해 2775억원을 일시 납부하려 했지만 무산됐죠. 임종윤·종훈 형제가 보유한 주식 90% 이상이 담보대출과 환매조건부 주식매매로 잡혀있는 상황에서 지주사 지분 매각이나 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안이 선택지로 남아 있습니다.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임종윤·종훈 형제는 기자간담회에서 상속세 재원 마련을 언급하며, 5년 내 1조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데, 이는 결국 지분 매각이 아니겠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도 있죠. 이 경우 한미사이언스 잠재적 주식 매도 물량이 대규모로 쏟아져 주가 하락이 불가피한데요. 
 
임종윤·종훈 형제가 남은 상속세 재원 조달 문제 해결에 주도권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미약품 임시 주총과 이사회 전까지 이렇다 할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끊임없는 지분 매각설로 임종윤 경영체제가 순탄치 않을 전망입니다. 
 
임종윤(왼쪽)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지난 3월21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진=뉴시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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