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비트나인, 빚내서 빚 갚기…적자에 자금조달 '악순환'
2021년 기술특례로 코스닥 상장 이후 지난해 적자 전환
부채비율·차입금의존도 높아져 재무구조 개선 '절실'
2024-06-27 06:00:00 2024-06-27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5일 16:2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데이터베이스(DB) 전문기업 비트나인(357880)이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288억원을 발행해 채무상환 자금을 조달하기로 한가운데 부채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비트나인은 지난 2021년 코스닥에 기술특례상장 했지만, 지난해 적자로 전환하면서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높아져 재무구조가 불안정해졌다. 향후 근본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연구개발비와 마케팅비 등 비용 효율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년 만에 유상증자로 288억원으로 채무상환 자금 충당 예정
 
25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트나인은 지난 21일 유상증자를 통해 288억8000만원을 모집하기로 했다.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유상증자 금액은 모두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될 계획이다. 발행 예정가는 2080원으로 신주1100만주를 다음달 24일 배정할 방침이다. 비트나인은 1주당 0.4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도 함께 결의했다. 신주는 10월 9일 상장될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한 채무상환 금액은 지난 2022년 7월 빌린 제2회차 전환사채 280억원에 대한 금액으로 돈을 갚기 위해 돈을 빌리는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 사태가 벌어졌다. 앞서 비트나인은 지난 2021년 11월에도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2021년 9월 유상증자로 227억8100만원을 모집했다. 당시 자금조달 목적은 그래프데이터베이스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한 연구개발 비용과 영업·마케팅 관련 인력채용 등 활동비를 비롯한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상장 2년 만에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자 주주들에게 또다시 손을 벌리게 된 것이다. 
 
현재 비트나인은 자본잉여금은 560억원대로 충분하기 때문에 무상증자 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결손금이 늘어나면서 자본총계를 깎아먹고 있어 이러한 패턴이 지속될 경우 향후 자본잠식 위험성도 엿보인다. 이에 상장 2년 만에 유상증자에 나선 것으로 보이나, 지난 3년간 자본거래를 통한 자본잉여금으로만 자본총계를 유지하고 있어 재무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영업활동 정상화를 통한 이익잉여금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지난 3년간 자본총계에 비해 부채총계가 확대되면서 부채비율은 위험 수준을 넘어섰다. 2021년까지만 해도 5.50%에 머물던 부채비율은 2022년 107.26%로 증가하더니 지난해엔 239.43%를 기록했다. 통상 부채비율은 200%를 넘어가면 재무 건정성이 나쁘다고 평가한다. 
 
 
코스닥 상장했지만 연구개발비·마케팅비 비용 확대에 '발목'
 
국내에서 유일한 그래프 데이터베이스 전문 기술기업으로 꼽히는 비트나인은 코스닥에 기술 특례 상장 2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연구개발비와 마케팅 비용이 적자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안정적인 흑자 구조로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비트나인의 주된 비즈니스 모델은 자체 개발한 멀티모델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판매하는 것이다. 데이터베이스 부문 매출의 경우 2021년 115억원에서 2022년 152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지난해 35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반면 시스템통합구축을 서비스하는 비 데이터베이스 부문 매출은 2021년 49억원, 2022년 39억원 지난해엔 243억원으로 급증했다. 덕분에 연간 매출은 2021년 164억원에서 지난해 278억원으로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21년 비트나인이 낸 투자설명서 전망치에 기입한 2023년 매출 280억원에도 부합하는 수치다. 
 
반면, 지난해 연구개발직 인원 증가로 연구개발(R&D) 비용에 대한 투자가 확대됐고 영업·마케팅에 대한 투자성 비용이 늘어나면서 영업비용은 예상치를 넘어섰다. 우선 연구개발비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21년까지만 해도 24억원 2022년 23억원에 불과했던 연구개발비는 2023년 30억원에 달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지난 2021년 14%에서 지난해 11%로 감소했지만, 매출이 늘어나면서 연구개발비 비용은 오히려 커졌다. 아울러 광고선전비는 2022년 1742만원에서 지난해 1억5207억원으로 9배 가까이 증가했다. 
 
아울러 지난해 적자로 전환하면서 자금 조달 필요성은 높아진 반면, 유동성은 위기를 맞았다. 차입금의존도는 2021년 0.8%에서 2022년 30.4%, 지난해 41.9%로 빠르게 상승했다. 상장 이후 유동자산을 충분히 확보하면서 유동비율은 2021년 2105%에 달했지만, 2022년 937.64%로 줄더니 지난해 66.04%로 곤두박질쳤다. 
 
이에 비트나인이 계속해서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려면 빠른 시일 내로 흑자 전환은 필수적이다. 코스닥 기업 중에서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 ‘관리 종목’에 지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경우 면제를 해주는데 기술성장기업으로 지정된 종료 시점은 오는 2026년12월31일이다. 현재로부터 2년 6개월 내로 영업 흑자를 내야 하는 것이다. 
 
<IB토마토>는 비트나인 측에 수차례 연락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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