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지난주(8~12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의 상장 후 주가 희비가 기존주주들의 보호예수(의무보유 확약) 물량에 갈렸다. IPO 공모주식을 제외한 기존주주 물량 대부분에 의무보유 확약을 한 기업들은 상장 후 급등세를 보였지만 의무보유 확약 물량이 적은 기업은 기존주주들의 대량매도에 급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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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별로 디어유와 지오엘리먼트의 수익률이 각각 220.77%, 168.00%로 가장 높았고 아이티아이즈도 35.66%의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반면 지니너스는 공모가 대비 36.75% 급락했으며, 비트나인은 공모가 대비 2.2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니너스와 비트나인의 부진은 상장 전 회사의 지분을 다량 보유하고 있던 밴처캐피탈(VC)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의 대량매도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니너스와 비트나인은 상장 첫날 주가가 급락했는데, 이들 기업의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던 FI들은 상장 첫날 보호예수 물량을 제외한 모든 물량을 팔아치웠다.
지니어스의 지분 12.52%를 보유했던 ‘KB-솔리더스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와 지분 6.53%를 보유한 ‘케이비 성장지원 펀드’는 지니너스 상장 당일 각각 40만8390주, 25만584주를 장내 매도했다. 이는 KB-솔리더스와 케이비 성장지원 펀드가 보유한 물량 중 보호예수가 설정되지 않은 지분 전량으로 지니너스의 유통가능 주식(344만9899주)의 19.1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비트나인도 상장 첫날 주가가 급락했다. 비트나인은 상장일 공모가(1만1000원) 대비 38.64% 높은 1만52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으나, 이날 주가가 25.25% 급락하며 종가 기준 주가는 3.64% 상승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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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나인 역시 상장일 FI들의 대량매도가 주가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추정된다. 비트나인은 상장 첫날 22만5000주가 기타법인의 단일계좌를 통해 장내 매도됐는데, 이는 ‘네오플럭스 기술가치평가투자조합’과 ‘서울투자성장 산업벤처조합’이 보유한 지분 중 보호예수가 걸려있지 않은 물량과 정확히 일치한다. 앞서 지니너스에 투자한 FI들이 지니너스 지분을 매도했을 당시에도 기다법인의 단일계좌를 통한 대량매매 공시가 올라온 바 있다.
지니너스와 비트나인이 기존주주들의 대량 매도에 부진한 흐름을 보인 반면, 기존주주들의 지분 대부분에 보호예수를 설정한 디어유와 아이티아이즈, 지오엘리먼트는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상장한 기업들의 상장 직후 유통가능 주식 비중은 아이티아이즈가 23.78%로 가장 적었으며, 지오엘리먼트(24.00%%), 디어유(25.72%%), 지니너스(31.78%), 비트나인(41.86%)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이티아이즈의 경우 FI를 비롯해 상장 전 기존주주들의 보유지분 전부에 보호예수를 설정했으며, 지오엘리먼트와 디어유 역시 기존주주들의 지분 대부분에 보호예수를 걸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FI들의 투자 대부분이 기업 상장 수년 전부터 이뤄지는 만큼 상장 직후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이 일시에 출회될 가능성이 높다”며 “상장 직후 유통가능한 주식 수량이 많으면 기존투자자들의 대량 매도로 이뤄질 수 있어 수급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례상장 기업들의 경우 FI 지분율이 높은 경우가 많아 투자 전 증권신고서를 꼼꼼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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