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LG유플러스가 정보보호 투자 규모를 연간 600억원대로 확대했습니다. 감가상각비가 반영되며, 실질투자 1000억원 대비로는 낮게 집계됐는데요. 지난해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투자를 확대한 영향입니다. 경쟁사인
SK텔레콤(017670),
KT(030200) 대비 증가율은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통신3사의 정보보호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매출액 대비로는 여전히 1% 미만에 머무는 실정입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발맞춰 보안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28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정보보호 공시종합 포털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정보보호 부문 투자에 631억7700만원을 투입했습니다. 지난 2022년 442억3500만원 대비 42.8% 늘어났습니다. 정보보호 공시제도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대 규모 투자입니다.
정보보호 부문 투자액이 정보기술 투자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됐습니다. 2022년 5%에서 지난해에는 6.3%로 늘어났습니다. 정보보호 부문 전담 이력도 증가했는데요. 내부인력 68.2명과 외주인력 89.3명을 합친 157.5명을 기록했습니다. 2022년 대비 34% 늘어난 수치입니다.
다만 이같은 투자 수치는 LG유플러스가 지난해 1000억원 부문을 정보보호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것 대비로는 부족합니다. 지난해 1월 LG유플러스는 사이버 공격으로 29만7000여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일을 겪었습니다. 고객인증 데이터베이스(DB)를 통해 정보 유출이 이뤄졌는데요. 사고 이후 LG유플러스는 사이버 안전혁신안 발표와 함께 기존 투자액의 3배 수준인 1000억원 규모를 정보보호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 기준 연간 정보보호 투자액으로 1144억원을 투입했고, 사내·외를 합쳐 203명의 정보보안 전담인력이 있다"며 "감가상각을 반영해 공시 집계로 활용되다 보니 실질 투자금액과 공시 금액상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통신3사 사옥, 왼쪽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사진=각사)
실질 투자를 늘린 LG유플러스 외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도 정보보호 부문 투자를 늘렸습니다. 지난해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와 함께 정보보호 부문에 867억원을 투입했습니다. 전년 투자액인 786억원 대비 늘어난 수치이죠. KT는 1217억원을 투입했는데요. 정보보호 부문 투자가 늘어나면서 정보기술투자액 대비 비중도 5%대에서 지난해에는 6.4%로 확대됐습니다.
수치적으로 보면 통신3사의 정보보호 부문 투자는 우상향하고 있습니다. 다만 회사 사이즈가 커지는 것 대비로는 투자비가 정체된 모습을 보입니다. 매출액 대비 정보보호 부문 투자는 1%를 현저히 밑도는 것이 이를 방증합니다. LG유플러스의 2022년 매출액 대비 정보보호 부문 투자 비중은 0.32%에서 지난해 0.43%로 오르는데 그쳤고, SK텔레콤과 KT 역시 0.4%대에 불과합니다. AI시대 데이터 보안에 대한 중요도가 커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중요도는 등한시되는 것입니다. 방효창 두원공과대 교수는 "개인정보보호 이슈뿐 아니라 보안에 대한 이슈도 중요해지고 있는데 통신사들의 투자는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AI 투자를 늘리면서 정보보호에 대한 투자 여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최소 매출액의 1% 수준까지라도 투자가 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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