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서울 빌라 거래량이 지난 2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 빌라 거래량은 이른바 '빌라왕' 등 전세사기 여파를 겪은 2022년 말부터 급격히 꺾였습니다. 이후 1년 반 만에 거래량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이는 빌라가 최근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와 전셋값 상승에 따른 대체제로서 역할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10일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주택거래현황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빌라(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 합계) 거래량은 지난 2월 2424건을 기록한 후 3월 3056건, 4월 3427건, 5월 3457건으로 3달 연속 상승했습니다. 서울 빌라 거래량은 지난 2022년 5월 4452건으로 해당 년도 최다 거래량을 기록한 후 차차 감소하다가 빌라왕 사태가 사회 전반을 휩쓸었던 2022년 말부터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2023년 1월에는 1283건의 거래량을 보였는데요, 이는 1년 전인 2022년 1월의 3063건보다 1800여 건이나 감소한 수치입니다.
서울 시내 빌라촌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이후 소폭의 상승세를 보인 후 올해 들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월별 거래량 추세를 살펴보면 1월에서 2월로 넘어가는 비수기에 소폭 감소세를 보인 후 주택 거래 성수기인 3월부터 본격적인 거래량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빌라 거래량을 기록한 강서구의 경우 1월 252건을 기록한 후 2월에는 226건으로 감소했다가 3월 277건, 4월 286건, 5월 298건으로 3달 연속 증가하는 모습입니다. 강서구 다음으로 거래량이 많았던 은평구도 1월 206건을 기록한 후 2월에는 170건으로 줄었다가 3월 221건, 4월 245건, 5월 287건으로 거래량이 늘었습니다.
서울 빌라 매매가격도 7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연립·다세대(빌라) 매매가격지수 통계에 따르면 서울 빌라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5월 0.03을 기록하며 작년 10월의 0.02 이후 7개월만에 상승전환 했습니다. 매매가격지수 0.03은 전달 대비 매매가가 0.03% 올랐다는 의미입니다. 서울 빌라 매매가격 상승세는 도심권(종로·중·용산, 0.09)과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 0.07)에서 두드러졌습니다.
서울 은평구 빌라촌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다만 전문가들은 전세사기 여파 이전과 비교해 절대적인 거래량이 아직은 적은 편이라며 추세적인 상승세가 나타나기에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 랩장은 "지난해 역전세나 전세사기 이슈 때문에 빌라 거래가 평년보다 매우 낮았다. 다만 올해 들어 정부 정책상품 출시와 서울권 아파트 매매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일부 서울 빌라 중 신축이나 정비 사업 호재가 있는 지역 중심으로 빌라 거래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계약일 기준으로도 지난해보다는 거래량이 오르는 등 확실히 지난해 대비 개선되는 모습이다. 다만 2021년을 기준으로 거래량이 한 달에 8000건씩도 기록했던 달도 있었기 때문에 완전한 회복세를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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