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새 주인 맞는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엑시트 성공 전략은
스틱인베·IMM 2파전에 포스코까지 참전
비용 절감과 사업 집중 등 사모펀드 전략 통할까
2024-07-12 06:00:00 2024-07-12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0일 16:3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효성화학(298000)의 특수가스 사업부문이 새 주인을 맞는다. 급격한 재무 악화 탓에 알짜 사업 부문인 특수가스를 매각하는 것이한다. 당초 경영권을 포함하지 않은 소수지분 매각을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여의치 않자 경영권을 포함한 일괄 매각으로 전환됐다. 현재 유력 인수자는 스틱인베스트먼트(026890)와 IMM PE다. 산업가스를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는 포스코도 인수전에 뛰어든 상태다. 저마다 자본력과 시너지 등에서 비교우위를 가진 가운데 성공적인 엑시트의 예로 코스모화학이 꼽힌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저울질'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다. 앞서 효성화학은 적격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로 9개사를 선정했다. 유력 인수자로는 스틱인베스트먼트와 IMM PE가 거론된다. 효성화학은 후보별 매각 세부적인 조건을 검토하고 이르면 이달 안에 매각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유력 후보자 중 가장 자금적으로 인수 여력이 높은 곳은 스틱인베스트먼트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현재 2조원 넘는 미소진 투자금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2조8000억원을 목표로 조성하는 오퍼튜니티 3호 펀드도 진행 중이다.
 
IMM PE는 산업가스 제조업체 에어퍼스트와의 시너지가 강점이다. IMM PE는 지난해 6월 에어퍼스트 소수지분(30%)을 미국 블랙록자산운용에 1조1000억원에 매각하며 높은 회수 성과를 올렸다. 현재 잔여 지분을 쥐고 있는 만큼 효성화학의 특수가스사업부 인수로 밸류업을 노릴 전망이다. 인수자 선정 후에는 인프라 펀드를 활용한다. 목표 수익률이 최저 8%로 바이아웃 펀드 목표 수익률(15% 내외)보다 낮아, 높은 가격을 제시하기 유리한 요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변수도 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기존 사모펀드로의 매각 계획을 뒤엎고 포스코향 매각도 유력한 방안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포항시 영일만 일반산업단지 내 이차전지특화단지에 연산 25만t 규모 산업용 가스 생산 설비를 착공했다.
 
현재로서는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전구체 생산과 니켈 정제 공정에 사용될 고순도 산소·질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향후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특수가스 분야 진출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매물인 효성화학 특수가스 부문의 주력 생산제품은 삼불화질소(NF3)다. 반도체나 LCD, 태양전지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물질을 세척하는 데 사용되며 암모니아(NH3)와 정제된 불화수소(HF)를 고온·고압 방식으로 생산한다.
 
효성화학 청주 옥산공장 (사진=효성화학)
 
효성화학은 2000년대 초반부터 연구를 시작해 고순도 NF3 정제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현재 순도 99.999%까지 생산 가능하며 올해 8월 총 1200억원을 투입한 충북 청주 옥산공장이 완공되면 기존 생산량에 더해 연산 규모는 2000t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효성화학은 작년 기준으로 특수가스 사업에서 매출 1684억원, 영업이익 20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비중은  6%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은 11.9%를 차지할 만큼 효성화학에서는 알짜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반도체 경기 회복으로 효성화학 특수가스 부문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기대된다. 하지만 매각이 결정된 것은 효성화학의 급격한 재무악화가 원인이다. 지난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효성화학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3485.8%, 순차입금비율은 2662.9%다. 순차입금은 2조4639억원으로 이중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2조원에 이르지만 당장 가동할 수 있는 현금성자산은 1858억원으로 한참 모자란다.
 
코스모화학 모범 사례…선택과 집중 필요
 
앞서 효성화학은 경영권을 제외한 특수가스 사업부의 소수지분(49%) 매각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최첨단 화학산업에는 전문성을 요하는 만큼 회사의 전반적인 경영을 유지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소수지분만으로 매각가가 최대 4000억원에 불과해 난항이 계속됐다. 결국 현금 자산이 절실하게 필요한 효성화학은 경영권을 포함한 조건으로 선회했다.
 
공은 인수자인 사모펀드에 넘어가지만 성공적인 엑시트는 이제 시작이다. 전문성을 요하는 화학 기업인 만큼 성공적인 엑시트를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했다. 모범 사례는 케이스톤파트너스의 코스모화학(005420) 인수다. 
 
지난 2015년 SG PE와 케이스톤파트너스는 경영난을 겪던 코스모화학 경영권 지분을 33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SG PE와 케이스톤파트너스는 성장성이 기대되는 2차전지 소재인 황산코발트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했다. 이어 충주시 사택부지를 비롯한 부실자산을 매각해 현금 자산을 늘렸고 비주력 사업부문을 정리해 경영 정상화를 추진했다. 
 
2017년 케이스톤파트너스는 기존 주주 코스모그룹에 재매각해 800억원을 최종 회수했다. 코스모화학의 매출은 2016년 2865억원에서 지난해 6781억원으로 두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140억원 영업적자에서 6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비용을 절감해 주요 사업에 집중하는 사모펀드의 경영 개선전략이 통한 것이다.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문의 경우 코스모화학보다는 훨씬 수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력인 NF3의 사업성이 최근 시장 성장세와 더불어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NF3 가격 변동 전망치 (사진=IBK투자증권)
 
 
일본의 화학공업사 간토텐카 공업에 따르면 지난해 NF3 수요는 반도체 산업 업황 둔화에 따라 전년 대비 15% 감소한 반면, 올해는 반도체 업황 개선과 수요 증가로 인해 2022년 수요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로 오는 2027년까지 매년 10% 이상의 수요 증가가 기대됐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문은 현존하는 NF3 생산 공업을 모두 보유하고 있고 옥산공장 증설분이 올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추가되면서 업계 최상위권 지위가 유지될 것”이라며 “NF3의 원재료가 되는 무수불산 가격도 최근 들어 하향 안정화되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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