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신용등급 높을수록 카드채 '상환'…왜?
AA+급 '순상환' AA급 '순발행' 회사별 전략 달라
카드채 발행, 공급·수요 유인 높아…금리 인하 변수
2024-07-18 06:00:00 2024-07-1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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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신용카드사가 발행하는 카드채가 올해 상반기 순발행을 이어갔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 규모는 줄어들었다. 상위권 카드사가 자산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순상환 기조를 나타낸 영향이다. 채권 발행보다 상환 금액이 더 컸다는 것이다. 반면 중하위권은 영업자산 확대 과정을 거치며 순발행을 기록했다. 
 
신용등급별로 다른 양상…중하위권서 순발행 기록
 
16일 여신금융·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카드사의 올 상반기 기준 카드채 발행 규모는 약 14조7000억원이다. 순발행은 2조3000억원으로 파악된다. 순발행은 발행총액에서 상환한 부분을 제외한 금액이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발행 규모가 3조4000억원 증가했지만 순발행은 6000억원 감소했다. 발행 물량이 크게 늘었음에도 상환한 금액이 그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발행 금액이 많고 비중도 높은 상위권 카드사가 순상환 기조를 나타낸 영향이다. 올 상반기 카드채 발행 양상은 신용등급별로 상이했다. AA+ 등급인 신한카드·삼성카드(029780)·KB국민카드는 순상환을 기록했다. 반면 AA 등급 이하인 현대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는 순발행이었다. 영업자산 규모와 건전성 관리에 대한 상위권, 중하위권 카드사 전략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 채권 발행 양상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성종 NH투자증권(005940) 크레딧 전략 연구원은 “순발행을 기록한 카드사 가운데 우리카드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총자산과 카드자산이 증가하면서 외형을 확대하고 있다”라면서 “반면 순상환을 보인 카드사들은 카드 혜택 축소와 자산건전성 관리 등으로 외형 성장이 정체됐다”라고 평가했다.
 
카드채 발행금리가 점차 하락하는 영향이 중하위권에도 이어져 영업자산 확대 여력이 생겼다는 것이다. 중하위권 카드사 발행금리는 지난해 하반기 4%대 중반에서 형성되다가 올 상반기 카드사별로 4%대 초반에서 3%대 중후반까지 떨어졌다.
 
특히 국내 지급결제 시장에서 카드가 주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카드자산이 계속 확대, 카드채 발행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카드 사용 실적은 과거 코로나19 당시를 제외하고는 지속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위권 카드사의 경우 외형 성장보다는 건전성 측면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대손비용률 수준이 중위권과 비교해 크게 차이 나지 않고 오히려 더 낮게 잡히는 곳도 있다. 다만 양적으로는 비용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에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높다.
 
(사진=연합뉴스)
 
카드채 공급·수요 유인 높아…순발행 지속 전망
 
카드채는 카드사 자금 조달의 핵심이다. 조달 구조에서 카드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7개사 단순 평균 66.5%다. 이 외에 나머지는 기업어음(CP) 15.9%, 유동화차입금(ABS) 14.7% 등이다. 조달구조 안정성을 위해 회사채 비중을 높게 가져가면서도 이자 부담 완화를 위해 CP나 ABS 활용도를 늘리는 추세다.
 
카드채 발행에 대한 공급 유인은 높은 상태다. 기본적으로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사는 수신 기능 없이 여신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여기에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고금리 영향이 커지면서 1~2년 단기로 발행한 사채 만기가 올해 대거 몰린 영향도 있다. 여신전문금융사채 만기 도래 물량은 약 83조원으로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 가운데 카드채가 28조원가량이다.
 
기관투자자들의 수요도 양호한 편이다. 카드사는 캐피탈사 대비 영업자산에서 부동산 관련 대출 리스크가 작고 연체율 수준도 낮아서다. 신용등급 역시 AA 등급 이상으로 높다. 카드사 다수가 금융그룹 소속으로 있다는 점도 조달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 시장금리가 더 낮아져 카드채 발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채권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하반기 중 8월 또는 10월 정도를 주요하게 내다보고 있다.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날 경우 시장금리는 선반영해서 떨어진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조달은 분기별로 금리 상황이나 자산 구성, 필요한 사업비용 등을 고려하면서 수지를 맞춰야 한다”라며 “전반적으로 조달 환경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금리 인하가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발행을 미뤄 더 낮은 금리로 조달하는 선택도 생각해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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