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인터넷 게임에 대한 '중독' 표현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은 청소년 보호법 개정안이 19일 재발의 됐습니다.
이날 조승래 민주당 의원(대전 유성구갑)은 현행 청소년 보호법상 '인터넷게임 중독·과몰입'을 '인터넷게임 과몰입'으로 고치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승래 의원은 "중독이라는 표현은 게임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불러일으키는 표현"이라며 "게임산업진흥법에도 게임 '중독' 표현이 삭제된 만큼 청소년보호법도 함께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행 청소년 보호법 3장 제목은 '청소년의 인터넷게임 중독·과몰입'으로 돼 있습니다. 같은 법 제27조 1항은 여성가족부 장관이 중앙 행정기관장과 협의해 '인터넷게임 중독·과몰입'을 예방하고, 신체적·정신적·사회적 피해를 입은 청소년과 그 가족에게 상담·교육·치료·재활 등을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2024 뉴스토마토 게임포럼(NGF)'에서 축사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앞서 정부는 청소년의 자기 결정권과 가정 내 교육권을 존중해, 자율적이고 건강한 게임 여가문화가 정착되도록 '게임 셧다운제'를 2022년 1월 폐지한 바 있습니다. 이에 청소년 보호법의 '인터넷 게임 중독' 표현이 '인터넷 게임 중독·과몰입'으로 고쳐졌는데요.
하지만 조 의원은 '중독'이라는 표현 자체가 여가 문화인 게임에 대한 낙인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봤습니다. 청소년 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에서 조 의원은 제안 이유와 관련, "'중독'이라는 표현은 생체가 독성을 가진 물질에 의해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 등에 주로 사용되는 용어로 게임을 수식하기에는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며 "해당 표현은 일시적인 게임 과몰입 청소년에게 부정적 낙인효과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청소년 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지난 2022년 3월 처음 발의됐는데요. 같은 해 9월 여성가족위원회는 검토 보고서를 통해 "'과몰입' 현상은 게임을 과도하게 사용하며 다소 문제를 보이기는 하지만 그 정도는 비병리적이고 본인의 의지에 따라 게임 이용 통제가 가능한 상태이고, '중독' 현상은 자기조절능력의 저하를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우울 및 불안과 같은 병리적인 특성을 나타내고 있으며 가상과 현실 간의 구분에도 문제를 보이는 상태"라며 "두 단어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개념임을 고려할 때 현행과 같이 중독과 과몰입을 병기하는 것에 대해서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의견을 냈습니다.
하지만 이후 별 다른 논의가 이어지지 못한 채, 해당 개정안은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습니다.
한편 조 의원은 그간 꾸준히 게임 인식 개선 활동을 펼쳐왔는데요. 게임의 종합 예술로서의 지위가 법으로 인정 받는 데 기여한 것이 대표적 성과입니다. 문화예술의 정의에 게임을 포함하는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은 조 의원이 2020년 발의하고 2022년 통과돼 시행중입니다.
이밖에도 지난 20·21대 국회에서 대한민국 게임 포럼을 운영해왔는데요. 조 의원은 올해 9월 이 포럼을 확대 개편한 '제22대 국회 게임 정책 포럼'을 발족하고 발대식을 열 예정입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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