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이달 말 BAT로스만스의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노마드' 출시가 임박한 가운데 합성 니코틴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세금을 비롯해 판매, 광고 등에서 엄격한 규제가 적용되는 일반 담배와 달리 합성 니코틴 담배는 관련 규제가 없는 사각지대인 만큼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시민단체 청소년지킴실천연대는 서울YMCA,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와 함께 오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합성 니코틴에 대한 규제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합니다. 관련 내용을 골자로 한 '담배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이를 국회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이들은 입법을 통해 합성 니코틴을 규제하지 않는 한 청소년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외치고 있는데요. 청소년지킴실천연대는 "합성 니코틴을 사용하는 액상형 전자담배는 달콤한 향과 맛으로 청소년 흡연을 야기하고 있다"며 "전자 기기는 담배 제품으로 알아볼 수 없고 청소년이 쉽게 소지할 수 있는 형태로 온라인 쇼핑몰과 무인 담배자판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액상형 합성 니코틴은 심각한 중독 현상을 유발하는 니코틴뿐만 아니라 수천 가지의 독성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면서 "새롭게 담배시장에 확산하고 있는 니코틴과 유사한 화학구조를 가진 메틸니코틴은 신체에 어떤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 모르기 때문에 청소년 보호를 위한 철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담배사업법상 담배는 '연초(煙草)의 잎을 원료로 사용해 피우거나, 빨거나, 증기로 흡입하거나, 씹거나, 냄새 맡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한 것'으로 정의돼 있습니다. 즉 화학물질로 만든 합성 니코틴 담배는 담배로 보지 않는 것이죠.
시민들이 서울의 한 전자담배 판매처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
따라서 세금 등이 부과되지 않아 일반 담배보다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고, 온라인에서도 판매가 가능합니다. 경고문구와 그림 없이 판매할 수 있으며, 가장 큰 문제는 청소년에게 판매해도 처벌 규정이 없어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합성 니코틴 담배는 일반 담배에 적용되는 엄격한 규제로부터 자유롭다 보니 글로벌 담배회사인 BAT그룹이 한국에서 액상 니코틴 담배 출시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인데요. BAT그룹이 합성 니코틴 담배 출시를 검토한 곳은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합니다.
BAT그룹의 한국 계열사 BAT로스만스는 조만간 노마드 출시를 공식화할 계획입니다. 노마드의 소비자 가격은 1만7000원대로 알려졌으며, 주요 유통망은 베이프샵(전자담배 판매처)이 될 전망입니다.
앞서 BAT로스만스의 합성 니코틴 담배 출시 사실이 전해지면서 규제 강화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관련 논의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회에 다수의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죠.
한편 합성 니코틴 규제 목소리를 의식한 BAT로스만스는 규제 적용과 관계없이 한국의 담배 규제 정책을 자발적으로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는데요. 이밖에 합성 니코틴 담배 제품이 청소년에게 유통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세금과 부담금에 대한 절약분을 소비자 혜택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