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비치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집회 도중 피격된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했습니다. 또 자신의 뒤를 이을 후보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11월 대선을 불과 100여일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하면서 미국 대선 구도가 급변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을 통해 "재선에 도전하는 것이 내 의도였으나 (후보에서) 물러나서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으로의 의무를 다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당과 국가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내 결정에 대해 금주 후반에 더 구체적으로 국민들에게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는 지난달 27일 첫 TV 토론에서 참패한 이후 24일 만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민주당 대선 후보로 이번 대선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그는 별도의 글에서 "2020년 대선 후보로서 내가 내린 첫 결정은 카멀라 해리스를 부통령으로 지명한 것이고, 그것은 내가 내린 최고의 결정"이라며 "오늘 나는 카멀라가 우리 당의 후보가 되는 것에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TV 토론 때 거친 목소리와 웅얼거리는 듯한 대답 등으로 인지력과 고령 논란을 일으키며 사퇴 압박을 받아왔습니다. 이후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나타났고, 정치적 버팀목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원내대표에 이어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사퇴론에 가세하자 버티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로 민주당은 새 대선 후보 선출 절차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재격돌 양상으로 진행됐던 미국 대선 구도도 격랑에 휩싸이게 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로 다음달 19일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체 후보 선출과 관련해 미국 대선 구도가 요동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로선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 선언에 따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을 새 후보로 지지하자 이에 동의하는 민주당 의원의 지지 표명도 잇따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CNN과의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사퇴한 데 대해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차기 민주당 대선 후보로 부상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는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고 말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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