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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7월 22일 17:2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FSC(대형 항공사)가 합병 수순을 밟으면서 앞으로 LCC(저비용 항공사) 업계가 항공 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LCC 업계는 출범 20년만에 해외 장거리 노선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화물사업을 시작하는 등 신성장 동력 확보에 성공했다. 이에 향후 LCC의 항공기 도입 확대 및 운수권 확대 등 경쟁력 강화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IB토마토>는 국내 LCC들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살펴보고 LCC의 경쟁력 강화가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해 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아시아나항공(020560) 화물사업부가 당초 예상과 달리 부채 없이 물적분할로 매각된다. 이에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에어인천은 재무적 투자자(FI)의 자금을 바탕으로 화물사업부의 부채 상환에 쏟을 여력을 투자에 돌릴 수 있게 됐다. 에어인천은 화물사업부 인수 과정에서 격납고 등 핵심 자산을 함께 인수하지 못한 까닭에 일각에서는 항공기만 인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에어인천은 인프라 확충에 매진하며 항공 화물 사업 경쟁력을 확충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에어인천)
유리해진 조건에 인수 부담 덜어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17일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대한항공(003490)이 아시아나항공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유럽위원회(EC)가 항공화물 노선에서 대한항공의 독점을 우려했고, 이에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후 약 7개월 만의 일이다. 에어인천과 대한항공은 이르면 연내 혹은 내년 1월까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계약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인천은 매각전 초기 최약체로 평가됐다. 매각전 초기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던 제주항공의 자산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 1조9809억원이있던 반면, 에어인천은 제주항공 자산규모의 1.5%(지난해 말 기준 291억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규모면에서 열세인 까닭에 인수 가능성도 낮았다.
다만, 에어인천 인수 컨소시엄에 한국투자PE가 FI로 참가했고,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인수금융을 담당하면서 자금력을 보충한 결과 인수에 성공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인천은 인수 대금으로 4500억~5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전해진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은 당초 알려진 최소 5000억원의 부채는 대한항공이 가져가고 회사만 매각된다. 항공 화물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EC의 의중을 고려한 매각 조건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물적분할로 분리된 이후 매각이 이뤄질 예정으로, 이 과정에서 화물사업부 부채는 아시아나항공에 남는다.
에어인천 측 FI들은 인수금융과 함께 구주 인수분 4500억~5000억원을 조달하고, 향후 신주 발행분 3500억~4000억원을 추가로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주 매입 자금은 에어인천의 화물 인프라 구축에 사용될 계획이다.
‘항공기만 산 인수’ 평가 극복 과제
에어인천은 신주 발행 자금 4000억원을 바탕으로 인프라 구축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대상에서 정비 격납고 등 핵심 자산이 빠져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서는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의 노후 화물기만 인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에어인천은 인프라 확보를 가장 최우선에 둘 것으로 보인다. 에어인천은 우선 단계적으로 항공기를 교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전 당시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항공기가 노후화됐다는 지적이 있었던 까닭에 단계적으로 화물 항공기를 새로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에어인천은 4대의 화물기를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화물 항공기 11대가 더해지면 총 14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게 된다. 통상 항공기 수명이 30년임을 고려하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항공기는 앞으로 적게는 5년, 많게는 7년까지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인천은 올해 3분기부터 장거리용 대형 항공기 5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향후 화물기 도입은 중고 화물기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항공기 주문이 밀리며 인도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장거리 화물기(B747-400) 모델의 중고 가격은 5000만달러(한화 약 700억원) 내외인 것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정비 격납고 확보 문제도 시급하다. 현재 정비 격납고를 보유하고 있는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유일하다. 에어인천이 인수 과정에서 정비 격납고를 확보하지 못한 만큼 향후 정비 격납고 임대 등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에어인천은 오는 2026년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I들의 투자 비중이 컸던 탓에 향후 상장 과정에서 구주 매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상장 과정에서 구주 매출 비중이 높을수록 흥행에 우려가 발생하는 까닭에 이 또한 에어인천이 풀어야 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IB토마토>는 향후 에어인천 측에 투자 방향성 등에 대해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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