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신용카드사들이 소비자가 결제한 만큼 항공마일리지를 지급하는 특화 카드를 판매하고 있지만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비싼 연회비를 내고 카드 결제를 많이 해 마일리지를 모아도 정작 사용하려고 할 때는 마일리지 항공권 구입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17일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이달 신용카드 '탑5'에는 항공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는 카드가 두 종류 포함됐습니다. 이 순위는 카드 상품 조회수와 신청 전환 수를 합해 산정되므로 이용자들이 실제로 높은 관심을 갖고 발급하는 카드를 보여줍니다.
탑5 중
삼성카드(029780) 앤 마일리지 플래티넘 카드(연회비 4만9000원)는 2위, 우리카드 카드의정석 에브리 마일 스카이패스(연회비 3만9000원)는 5위를 기록했습니다. 두 카드 모두 국내 카드실적 1000원당
대한항공(003490) 1마일리지가 적립됩니다. 마일리지 혜택을 위한 전월 실적은 없어도 됩니다.
특히 삼성카드 앤 마일리지 플래티넘의 경우 백화점·주유소·카페·편의점·택시 이용금액 1000원당 2마일리지가 적립됩니다. 우리카드 카드의정석 에브리 마일 스카이패스는 해외 카드실적 1000원당 2마일리지가 쌓입니다.
보다 럭셔리한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도 있습니다. '현대카드 아멕스 카드 에디션2'는 그린·골드·플래티넘 등 총 3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현대 아멕스 그린 카드 에디션2(연회비 15만원)의 경우 전월실적 50만원을 채우면 국내 카드실적 1000원당 현대카드 아멕스 1멤버십 리워즈(MR)가 적립됩니다. 해외 가맹점, 국내 특급호텔, 여행·항공사, 골프·골프연습장, 면세점 이용 금액 1000원당 2MR를 적립해 줍니다. 여기까지는 보통의 카드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현대 아멕스 골드 카드 에디션2(연회비 30만원)의 경우 해외 가맹점, 국내 특급호텔, 여행·항공사, 골프·골프연습장, 면세점 이용금액 1000원당 3MR가 적립됩니다. 현대 아멕스 더 플래티넘 카드 에디션2(연회비 100만원)은 동일 사용처에서 1000원당 5MR가 적립됩니다.
1500MR은 대한항공 1000마일리지와 같아 60만 MR을 모을 시 대한항공 40만 마일리지로 전환할 수 있다.
다만 마일리지 카드는 일반 신용카드에 비해 연회비가 높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현대 아멕스 더 플래티넘 카드의 경우 85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제공하지만, 100만원에 달하는 연회비는 일반 신용카드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금액입니다.
이에 카드 소비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마일리지 카드 무용론'을 제기하는 의견이 많습니다. 한 소비자는 "한 항공사 마일리지를 악착같이 모아도 막상 쓰려고 하면 마일리지 예매가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보통 여행 1년 전에 예매해야 될까 말까 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항공 마일리지는 소멸 기한이 가까워질수록 소비자들은 사용을 서두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마일리지 좌석 여분은 항공사의 영역입니다. 마일리지를 항공권 발급에 사용하지 못할 경우 항공사가 운영하는 쇼핑몰이나 제휴 호텔·쇼핑몰에 사용할 수 있지만 당초 마일리지 카드의 목적과는 어긋납니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해외 이용 성수기나 만석 확률이 높은 노선의 경우는 유료 좌석 구매도 어려우니 마일리지용 좌석을 구하는 것은 더 어려울 것"이라며 "항공 마일리지 이외에도 다양한 혜택을 넣거나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각종 항공사 마일리지 카드가 인기리에 출시되고 있지만 정작 마일리지 항공권을 사용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라는 반응이 나온다. 사진은 1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발권창구가 여행객으로 붐비는 모습.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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