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익 1위 한투…도드라진 성장세 1위 하나
주요 증권사 2분기 순익 91% 증가
IM증권 상반기 814억 적자…"1800억 충당금 적립"
2024-08-09 14:33:44 2024-08-09 14:33:44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올 상반기 주요 증권사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순이익 1위는 한국투자증권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 대비 이익 개선폭은 하나증권이 가장 높게 집계됐습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의 수익 확대로 대형사가 호실적을 시현한 것과 달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도사린 중소형사들은 부진한 모습입니다.
 
상반기 주요 증권사 실적.(사진=뉴스토마토)
 
상위 8개사 상반기 순익 84% 증가…하나증권 339%↑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8개 증권사(메리츠증권 제외)의 상반기 순이익 합계는 3조2078억원으로 전년동기(1조7404억원) 대비 84.31% 증가했습니다. 2분기 합계도 작년 8267억원보다 91.33% 증가한 1조581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들 중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64.90% 증가한 7109억원을 기록해 1위에 올랐습니다. 뒤를 이어 삼성증권이 26.40% 증가한 5110억원을, 키움증권이 12% 늘어난 477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NH투자증권은 15% 성장한 4227억원, KB증권은 50.70% 증가한 3761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미래에셋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부진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보다 2% 줄어든 3717억원을 기록했고, 신한투자증권은 14.34% 감소한 207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세는 주로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올해 상반기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외화증권 보관금액의 확대로 인한 영향이 컸습니다. 실제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말 9조2874억원에서 6월말 12조9650억원으로 약 40% 증가했으며, 외화증권 보관금액도 1041억8835만 달러에서 1273억2756만 달러로 22.20% 성장했습니다.
 
2분기 실적으로만 보면 한투증권은 순이익 3422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은 각각 2579억원, 2321억원으로 70% 넘게 늘었습니다.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각각 60%, 43% 증가했습니다.  
 
특히 PF 충당금으로 그간 실적이 저조했던 하나증권은 올 상반기 순이익이 1312억원으로 작년보다 339% 증가해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2분기 순이익은 41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과 부동산 PF 부실, CFD 미수 채권 등으로 인해 2453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쌓으며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 증대 요인으로 자산관리(WM)부문은 금융상품의 판매 증가와 손님 수 확대가 주효했디"면서 "기업금융(IB)부문은 전통 IB를 강화했고, 세일즈앤트레이딩(S&T)부문에서 세일즈 실적 호조와 트레이딩 수익성이 개선되며 상반기까지 파생결합증권 리그테이블 1위 자리를 석권했다"고 했습니다.
 
중소형사 PF발 충당금 곡소리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대형사와 달리 주식 위탁매매와 자산관리(WM) 비중이 적어 증시 회복에 따른 수혜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부동산 PF 리스크에 여전히 노출돼 있어 실적 회복이 더딘 상황입니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미리 쌓은 충당금이 많아 점진적인 회복세에 들어갈 전망입니다. 
 
IM증권(구 하이투자증권)은 상반기 814억원 순손실로 적자전환했습니다. 지난 1분기 49억원 적자에 이어 2분기도 765억원 적자를 이어 갔습니다. IM증권의 경우 PF 신규 딜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상반기 1800억원 규모의 부동산 PF 충당금을 적립했습니다. 
 
또한 현대차증권은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42.4% 감소한 251억원을 기록했으며, 다올투자증권과 SK증권 역시 PF 익스포저가 높아 실적이 불투명합니다. SK증권은 충당금 적립으로 인해 올해 1분기 적자를 기록했고, 신용등급 하락과 함께 대규모 임원 감축, 지점 통폐합 등의 조치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금융당국의 PF 정상화 추진에 충당금을 미리 쌓은 영향으로 하반기부터는 충당금 적립 부담이 줄어들 전망입니다.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이미 작년에도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을 했고, 올해 금융감독원의 PF 사업성 평가 기준이 강화되면서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충당금을 많이 쌓았다"면서 "2분기 실적이 좋을 순 없겠지만, 하반기에는 추가 충당금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 PF 정상화 방안이 나오면서 증권사들이 2분기에 충당금을 가장 많이 쌓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반기 부터는 (충당금 적립이) 좀 더 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여의도 증권가.(사진=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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