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베이비부머 은퇴가 지속되면서 공적연금기금이 줄고 있는 가운데 사적연금의 중요도는 커지고 있는데요.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의 성장세가 가파른 가운데 운용 성과에 대한 가입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금융사에 운용 전체를 맡기기보다는 가입자가 적극적인 투자처를 찾는 직접 운용도 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노후 보장을 위한 연금 성격상 단기매매 위주의 운용보다는 은퇴 전략에 맞춘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춰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 볼만하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직접투자 전략 적절히 배합
퇴직연금은 본질적으로 장기적 성격을 지닌 자산으로, 안정성과 수익성 모두를 고려한 전략적 운용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일부 개인들이 퇴직연금을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운용하거나, 단기 수익을 목적으로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고위험 자산에 몰두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인데요.
이경희 한국연금학회장(상명대 글로벌금융경영학부 교수)은 "일반 가입자들이 퇴직연금을 단타 매매와 같은 방식으로 운용하는 것은 시장을 이기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 뿐 아니라, 장기적인 금융 안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타깃데이트펀드(TDF)와 같은 장기 투자 상품이 존재하지만, ETF 및 직접 투자를 선호하는 가입자들도 많아 이들에게 맞춤형 자산배분 모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투자 성향과 재무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투자 목표에 맞춰 자산을 배분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연금 운용이 가능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입니다.
퇴직연금 운용의 기초로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의 중요성도 강조됩니다. 이 학회장은 "우리나라의 디폴트옵션은 개인들이 직접 선택한 금융상품이 아니라, 정부와 관련 위원회에서 검토를 거쳐 퇴직연금 제도에 적합하다고 판단된 상품들로 구성됐다"면서 "이러한 상품들은 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퇴직연금을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관련 이미지.(사진=미래에셋증권)
TDF부터 AI기술까지 포괄 활용
최근 들어 금융사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 안정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AI 기술을 활용해 개인의 위험 성향과 재무 상태를 분석하고, 그에 맞춘 자산배분 전략을 자동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 가입자들에게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맞춤형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오는 25일 개최되는 '뉴스토마토 연금포럼'에서 양은석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로보운용팀장은 '퇴직연금 모델포트폴리오 및 로보어드바이저 성과'에 관한 주제 발표를 할 예정입니다. 연금 자산을 직접 운용하려는 가입자들이 참고할 만한 모범 기준과 증권사들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양 팀장은 "퇴직연금의 높은 수익률 달성뿐만 아니라, 글로벌 우량자산에의 분산투자를 통해 성과의 안정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투자자별로 다른 재무상태 및 투자성향을 반영한 맞춤형 솔루션이 AI 시대의 퇴직연금 자산관리 서비스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경희 학회장도 "로보어드바이저가 장기적인 투자 목표에 부합하는 자산 운용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면서 "개인들이 지나치게 시장의 변동에 휘둘리지 않도록 돕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퇴직연금은 연금저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다양한 방식이 존재하는 만큼 포괄적인 자산관리 모델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가입자들의 노후 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각 상품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시황에 맞춘 자산배분 모델을 주기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민주영 신영증권 연금사업부 이사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수익률이 과거와 달리 개선되고 있지만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특정 투자 방식에 정답이 없으며, 로보어드바이저와 TDF 등을 적절히 분산해서 활용하거나 포괄적인 자산관리 모델도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2대 국회 연금개혁, 무엇을 해야하나' 정책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4.08.23(사진=뉴시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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