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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IT·플랫폼 기업들이 오너 리스크 등 각종 위기에 휩싸인 가운데 수장을 여성으로 교체하고, 경영 쇄신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카카오는 정신아 대표, 네이버는 최수연 대표, 한글과컴퓨터는 김연수 대표를 기용하면서 소통을 중시하는 리더십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여성 대표 취임 이후 이 기업들의 올해 상반기 성과와 과제를 살펴보고, 하반기 사업 방향과 경영 전략에 대해 알아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정신아
카카오(035720) 대표는 위기 관리 능력 시험대에 오른 상태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CA협의체 의장이
에스엠(041510)엔터테인먼트(SM엔터)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가운데 정 대표가 김 위원장 대신 경영쇄신위원장을 대행하며 비상 경영체제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정신아 대표는 진행 중인 쇄신·상생 프로젝트를 지속할 것을 지시하고, 하반기에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을 중심으로 사업을 효율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과 정신아 대표가 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정신아 대표 선임해 경영 공백 방지·비상경영체제 돌입
12일 업계에 따르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구속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 제2부는 최근 SM엔터 인수를 위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해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 8일 김 의장을 구속기소하고,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와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는 불구속기소했다.
김 의장이 정신아 신임 대표를 미리 발탁한 덕에 사업 피해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특유의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카카오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됐던 지난해 10월 이후 경영 공백이 생기지 않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왔다.
1970년대생인 정 대표는 이베이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 네이버(
NAVER(035420))를 거쳐 지난 2018년 카카오벤처스 대표, 지난해 3월 카카오 기타 비상무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신임 대표에 내정된 데 이어 카카오 쇄신태스크포스(TF)장을 맡아 크루(직원) 1000명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으며 카카오의 쇄신 방향을 설정했다. 올해 초엔 김범수와 CA협의체 공동의장으로 임명되면서 그룹 전반을 살폈다.
지난 3월엔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표직 최종 승인 후 첫 번째 주주서한에서 매년 2억원 규모 카카오 주식을 매입해 책임 경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매해 2월과 8월 실적발표를 마친 뒤 주식을 매입해 이후 경영 성과에 책임을 지겠다는 설명이다.
4월부터는 조직 개편을 진행하고, 주요 신규 리더를 선임하는 등 변화를 이어갔다. 다만, 경영 쇄신을 위한 인사 개편인지는 아직까지도 의견이 분분하다. 금융감독원이 분식회계로 해임을 권고했던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재선임하고, 지난 2021년 카카오뱅크 상장 직후 70억원 시세차익을 얻었던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323410) CTO를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임명을 강행해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최근에는 창업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정 대표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지난달 25일엔 정 대표가 경영쇄신위원장을 대행해 4시간 동안 그룹 협의회를 진행하며 대내외 리스크 점검과 구체적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매월 진행하던 그룹협의회를 주 1회 진행하는 것으로 변경하고 주요 경영 현안에 대해 긴밀하게 대응키로 했다. 정 대표는 각 계열사 쇄신과 상생 프로젝트는 문제없이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 이어 현재 추진중인 AI 서비스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쇄신TF도 인사&조직문화쇄신TF로 개편하고 크루들이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제도적 문화적 기반을 마련하도록 했다.
아울러 사법 리스크엔 정공법을 택했다. 정 대표는 지난 8일 진행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카카오를 둘러싼 대외적 환경에 어려움이 있어 주주 여러분의 우려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그룹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경영 쇄신과 AI 혁신에 매진 중인 가운데 이와 같은 상황을 맞이하게 돼서 안타깝다"라며 "카카오 대표이사로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동반 성장을 추진하는 동시에 핵심 사업에 집중한 중장기 성장을 목표로 기반과 내실을 다지겠다"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사업 개편·계열사 효율화 '박차'
정 대표는 카카오가 올해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카카오톡과 AI를 지목했다. 기존 카카오톡 사업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하반기에 플랫폼 형식 AI 서비스를 새롭게 출시하는 등 AI를 중심으로 사업을 효율화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번 2분기 매출 2조49억원, 영업이익 134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2분기보다 각각 4.2%, 18.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2분기 5.9%에서 6.7%로 상승해 수익성은 증가했다. 플랫폼 부문은 전년 동기보다 10% 증가한 매출 9553억원을 기록했는데 2분기 카카오톡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4983만명에 달한 덕분이다. 향후 카카오톡에 비즈니스 프로필을 도입하고, 커머스 수익을 확대할 계획이다.
AI의 경우 지난 6월 카카오브레인을 흡수한 이후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카카오브레인은 지난해 순손실 765억원을 기록해 애물단지라는 평이 있었지만, 정 대표는 지속해서 적자가 나오는 카카오브레인을 카카오 부속 시설로 흡수했다. 지난 6월 AI 서비스 기획을 담당하는 카나나 엑스와 서비스 지원 조직으로 카나나 알파를 분사하고, 자체 LLM 보다는 AI 서비스 개발에 보다 집중키로 했다.
신규 서비스는 관계 기반 커뮤니티라는 강점이 AI와 결합할 수 있도록 카카오톡 내부가 아닌 별도 앱으로 구현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하반기 카카오만의 강점이자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대화형 플랫폼 형태로 첫 B2C AI 인공지능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계열사 조정은 AI를 중심으로 효율화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카카오 계열사는 124개로, 지난해 공정위 발표 당시(147개)보다 23개 줄어든 상태다. 최근
카카오게임즈(293490) 자회사 카카오VX를 매각한다는 예측이 나오자 노조 측에서 반발한 바 있다. 카카오 측은 AI와 사업적 연관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비핵심으로 정의하고 하반기 중 해당 사업에 대한 효율화 작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쇄신위원회는 시행협의체에 소속이 돼 있긴 하지만 각 계열사 경영을 직접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다만 경영 활동에 대한 의사결정이 사회적으로 적절한지 검증하는 시스템을 강화하려고 한다. 카카오VX도 저희(카카오 본사)가 지분을 가진 게 아니라서 언급하기엔 적절하지 않다. 카카오가 지분을 가진 주요 게열사들은 매각이 진행되거나 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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