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유가·환율'…한국 경제 '먹구름'
중동 긴장 고조에 국제유가 급등·환율 등락 거듭
유가·환율 상승에 수출입물가도 두달째 오름세
2024-08-13 16:01:28 2024-08-13 18:14:55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환율 불안감도 커졌습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가와 환율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고유가와 고환율로 인해 국내 수출입 물가도 두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습니다. 특히 수입물가 상승세는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경제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습니다. 가뜩이나 내수 부진이 극심한 상황에서 중동발 악재 등 대외 불확실성마저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중동 불안에…WTI, 80달러 '돌파'
 
12일(현지시간) 런던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2.30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2.64달러(3.3%)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 역시 배럴당 80.06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3.22달러(4.2%)나 올랐습니다.  
 
WTI 가격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로 지난주 초 배럴당 70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졌다가 경기침체 우려 완화와 중동 긴장감 고조로 다시 급반등하는 모양새인데요. 특히 이란·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전운이 고조된 가운데, 가자지구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이날 전반적인 국제유가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간밤 미국 증시 역시 중동 지역을 둘러싼 긴장감이 커지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는데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0.53포인트(0.36%) 내린 3만9357.01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3포인트(0.00%) 오른 5344.39, 나스닥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5.31포인트(0.21%) 상승한 1만6780.61에 장을 마쳤습니다.
 
국내 외환시장에서도 중동 지역을 둘러싼 불안감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소폭 오른 1370원대 초반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했는데요. 이번 주 미국 소비자물가와 소매판매 지표 발표를 앞두고 위험통화인 원화의 롱 베팅은 자제하는 모습이 엿보였으나, 원화 약세 흐름은 이어졌습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수 부진에 대외 악재 '엎친 데 덮친 격'
 
국제유가와 환율이 널뛰면서 우리나라 수출입 물가도 두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는데요.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7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43.20(2020=100)으로 전월보다 0.4% 상승하면서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실제 7월 두바이유는 배럴당 평균 83.83달러로 전월보다 1.5% 올랐습니다. 수출물가지수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전월보다 0.7% 오른 133.81을 기록했습니다. 7월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83.38원으로 전월보다 0.2% 올랐습니다. 
 
이문희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수입물가는 주로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올랐다"며 "7월 국제유가 상승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영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국내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주요 물가 지표라, 긴장감을 놓을 수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당분간 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점인데요. 가뜩이나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국내 경제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외 변수 확대는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정부 역시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 등을 예의주시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일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 재확산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하고 필요시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긴밀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광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중동 지역 분쟁 확산으로 국제유가 상방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에너지 수급 차질과 원자재 중심 인플레 상승에 대비해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 방안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동 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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