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전셋값…가을 전세대란 '째깍째깍'
매물 올초 3만5000건->8월 2만6000건, 9000건 줄어
삼성동 아이파크삼성 전용 167㎡ 전셋값 38억원, 신고가 경신
공급·입주 물량 부족…전세난 가속 불가피
2024-08-13 15:52:56 2024-08-13 17:11:09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대란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세매물 품귀현상이 지속중인 가운데 임대차법에 따른 5% 인상 제한까지 풀리면서 가뜩이나 오르고 있는 전셋값을 더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여기에 신규 입주물량도 줄어들고 있어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될 전망입니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7% 오르며 6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임차 선호도가 높은 역세권·학군지·대단지 및 중소형 규모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지속되고 매물이 감소하는 등 휴가철로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서울 전체 지역에서 상승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3.3㎡당 전세 평균 가격은 2400만원을 넘어 1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KB부동산의 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3.3㎡당 전세 평균 가격은 2417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241만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7.85%가량 상승한 것입니다.
 
지역별로는 서초구가 3769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강남구(3628만원), 송파구(3034만원), 성동구(2891만원), 용산구(2889만원), 마포구(2872만원)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6.06% 올라 지난해 7월 이후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 2만6000건…작년초 대비 절반 하회
 
수요는 늘었지만 공급이 받쳐주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8월 초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6000여건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올해 1월 초 3만5000여건에 비해 약 9000건이 줄었으며 지난해 1월 초 5만5000건대와 비교하면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입니다. 
 
공사비 급등과 정비 사업이 지연되면서 주택 공급 불안심리가 작용해 집값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신규 택지와 3기 신도시, 수도권 택지 이용 효율화로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부족하다는 평가인데요. 업계에서는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1만8000가구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고물가와 고금리가 이어지며 주택 건설산업이 줄어 당분간 입주 물량이 증가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자료=한국부동산원)
 
전세 사기에 따른 비아파트 기피 현상이 심화한 것도 전셋값 상승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는데요. 한국부동산원의 주택 유형별 매매 거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국 주택 매매는 31만751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아파트 매매량은 23만6374건으로 전체의 76.1%를 차지해 관련 통계가 공개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상반기 기준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습니다.
 
또 이달 말부터 2020년 8월부터 시행된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 4년이 끝나는데요. 그동안 전세 보증금을 못 올렸던 임대인들이 전세가격을 한 번에 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서울 곳곳서 전세 신고가·상승 거래 잇따라
 
실제로 서울 곳곳에서는 전세 신고가와 상승 거래 소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 전용 124㎡는 지난 6월 최고가인 28억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습니다.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삼성' 전용면적 167㎡(20층)는 지난달 보증금 38억원에 신규 전세계약을 맺어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전고점을 회복하거나 넘어서는 양상이므로, 이런 변동에 따라 전세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봐야한다"면서 "집값 불안 등으로 매매가가 빠지는 지역도 매매보다 임대 수요가 커지면서 전셋값 상승이 가능하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전세 가격이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4년 전에 비교해 재계약 시 (전셋값을) 10~15% 정도 더 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전세는 공급이 안 되는데 수요가 자꾸 증가하니 상승할 일만 있어 전세 가격은 당분간 우상향할 것"이라면서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기축 아파트가 전세로 많이 공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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