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불황을 극복하고 최근 초호황을 누리는 한국 조선업계가 신조선가지수까지 역대 최고치에 육박해 더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현재 지수를 이끌고 있는 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컨테이너선 신조 가격으로 평가됩니다. 이 중 우리 조선업체들이 글로벌 경쟁 조선사 대비 높은 LNG선 건조 경쟁력이 있는 만큼, 수주가 늘어나 실적 개선세를 이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14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간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신조선가지수는 이달 최근 188.61포인트(p)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달 대비 0.85% 올랐으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191.58p(2008년 9월 기준)에 유사한 수준입니다.
신조선가지수는 새로 건조되는 배의 가격을 지수화한 지표입니다. 평균을 100으로 설정해 수치가 높을수록 선박 건조 가격이 올랐음을 뜻합니다. 클락슨리서치는 과거 1998년 1월부터 지수를 집계해 왔습니다. 지수는 주요 선종인 △LNG △액화석유가스(LPG) △탱거 △벌크 △컨테이너 선박 등의 신조 수주선가를 계산해 반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글로벌 신조선가지수 추이.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현재 지수 상승세에 기여가 큰 선종은 LNG선과 컨테이너선입니다. LNG선은 근래 선사들의 노후 LNG선박 교체시기가 도래한데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이란 전쟁 우려' 등 지정학적인 문제들의 장기화로 육상을 통한 LNG 운송보다는 해상을 통한 운송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LNG선 수요가 커졌습니다.
컨테이너선의 경우도 예맨의 친이란 반군 후티의 수에즈 운하 통과 선박을 향한 공격에 따라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컨테이너선들이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해야 하는 상황이 장기화돼 물류 대란이 발생했고, 덩달아 해상운임이 올랐습니다.
이같은 '홍해 사태'로 글로벌 해상운임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작년 상반기 기준 평균 976p였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 2319p로 2배 넘게 뛰었습니다. 운임이 오르니 선사들이 조선사에 컨테인너선 발주를 많이 하게 되는 겁니다. 컨테이너선의 신조선가(2만2000~2만4000TEU 기준)를 보면 올 초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상승했습니다. 올 1월 2억6400만달러에서 지난달 2억7200만달러까지입니다.
더욱이 이미 3~4년치 일감을 확보해 둔 국내 조선사들은 선사들과의 선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는 상태입니다. 수주잔고가 높으니 급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국내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는 이같은 이점을 활용해 올 남은 기간 동안 경영실적 상승을 꾀할 전략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이 3년치 이상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에도 추가 선가 상승이 예상된다"며 "앞으로도 고부가 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 기조를 유지해 수익성 위주의 영업전략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작년 인도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HD현대)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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