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30도를 넘는 폭염도 당원들의 열정을 꺾진 못했습니다. 민주당은 정당 최초로 팝업스토어 '블루페'(Blue Festival)를 열었고, 그 이름처럼 전당대회장은 축제 분위기였는데요. 투표·개표 사이엔 축하공연이 이어져 콘서트를 방불케 했습니다. 당원들은 한목소리로 "윤석열정권에 강하게 맞서 싸우라"고 주문했습니다.
민주당원들이 굿즈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사진=뉴스토마토)
18일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한 민주당 전당대회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블루페는 △굿즈 스토어인 더불어존 △당 변천사를 전시하는 민주역사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성평등 정책을 소개하는 성평등관 △청년정책 제안 창구인 민주청년페스타 등으로 구성됐는데요.
당원들의 참여 열기에 '전국대의원대회'가 아닌 '전국당원대회'라는 사실이 실감 났습니다. 단연 인기를 끈 건 '굿즈 스토어'였는데요. 화제의 굿즈인 'DJ 티셔츠'를 구입하기 위해 오전 9시부터 100명에 이르는 당원들이 줄을 섰고 10시쯤엔 200m에 달하는 행렬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이 300개 한정 판매한 'DJ 티셔츠'.(사진=뉴스토마토)
이 티셔츠에는 'DJ, DJ PUMP THIS PARTY' 글씨와 김대중 전 대통령·이희호 여사의 사진이 삽입돼 있습니다. "더 신나는 노래를 틀어달라"는 뜻의 영어 글귀는 온라인상에서 "김대중씨, 이 당을 이끌어 주세요"라는 뜻으로 통합니다. 'DJ'를 김 전 대통령으로 'PARTY'를 정당으로 해석한 겁니다.
젊은 층을 공략한 이벤트답게 20·30대 젊은 층이 눈에 띄었습니다. 새벽 5시부터 기다렸다는 30대 여성은 "대의원대회였을 때는 당원이 대회장에 아예 들어가지도 못했는데, 이번에는 팝업스토어 덕에 축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며 "이재명 대표가 표방하는 '당원 중심 정당'이 이번 대회에 많이 반영됐다고 느낀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새로 출범하는 지도부는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하길 바란다"며 "1기 체제에선 기대만큼 잘 싸우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20대 남성은 "최고위원 선거에서 권리당원 목소리가 실시간으로 득표율에 반영됐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최고위원에 전투력이 강한 사람들이 포진한 만큼, 윤석열정부의 실정에 맞서 타협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한 40대 여성도 "이 대표를 전폭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최고위원들이 선출됐다"며 "이재명 2기 지도부는 '양발의 족쇄'가 풀렸다"고 말했습니다.
올림픽공원 'K-SPO' 돔에서 가수 안치환씨가 축하 공연을 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이날 전당대회에는 총 2만5000명(민주당 추산)의 당원이 모였는데요. 전당대회가 열린 돔 형태의 경기장에선 당원들이 핸드폰 플래시를 들고 흔들었고, 객석이 반짝이는 불빛으로 가득 차면서 장관을 이뤘습니다.
정견발표에서 최고위원 후보들은 "이재명을 지켜내고 윤석열정권을 무너뜨리겠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전현희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반응이 극과 극이었는데요. 전 의원에겐 환호성이 쉼 없이 이어졌고, 정 전 의원에겐 "꺼져라", "내려와라", "사퇴해라" 등 야유가 쏟아졌습니다.
'확장을 가로막는 편협하고 배타적인 행태를 단호하게 배격하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영상 축사에서도 일부 당원은 "빨리 끝내라"고 소리쳤습니다.
투표와 개표 사이엔 가수 안치환씨가 무대에 올라 대표곡들을 불렀습니다. '화합'을 강조한 그의 노래에 대회장은 잠시 평화를 찾았습니다. 음악을 온몸으로 즐기며 어우러지는 모습이었는데요. 특히 노래 '아침햇살'의 경우엔 다함께 따라 부르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이날 전당대회에선 이 대표가 최종 85.40%의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함께 진행된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김민석(18.23%)·전현희(15.88%)·한준호(14.14%)·김병주(13.08%)·이언주(12.30%) 의원이 선출됐습니다.
정 전 의원은 최종 6위로 주저앉았고, 대신 이언주 의원이 5위로 당선되는 이변이었습니다. 이 의원의 당선 소식이 전해졌을 때 장내는 함성으로 가득 찼습니다. 이 대표가 지원 사격을 했던 김민석·한준호 의원은 각각 1위와 3위에 올랐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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