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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19일 17:3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삼아알미늄(006110)이 매출 감소와 함께 재고자산이 증가하며 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삼아알미늄은 전기차 등에 탑재되는 배터리 구성품인 알루미늄 양극박 생산량을 확대 중이지만 수요 감소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아울러 삼아알미늄은 파트너사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지원 하에 2025년 알루미늄 양극박의 원료까지 생산할 계획이다. 알루미늄 양극박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공급망 범위를 확대할 경우 앞으로도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삼아알미늄)
전기차 수요 감소…비용 부담에 현금흐름 대폭 감소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아알미늄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319억원, 영업손실은 1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매출(1379억원)은 4.4% 감소, 영업이익(38억원)은 영업손실로 전환했다.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대폭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삼아알미늄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51억원으로 영업이익을 크게 상회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55억원으로 63.6% 감소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대폭 감소한 가운데 투자 지출은 계속 이어지며 삼아알미늄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큰 폭으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삼아알미늄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규모는 지난해 말 607억원에서 252억원으로 반년 만에 58% 감소했다.
삼아알미늄은 지난 2021년 알루미늄 양극박 생산량 확대를 위해 800억원을 들여 신규 설비 투자를 진행했다.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 단행한 투자였다. 지난해 10월 설비 투자가 완료된 이후 생산 능력이 확대되면서 재고자산 규모도 늘었다. 올해 상반기 삼아알미늄의 총 재고자산 규모는 853억원으로 지난해 말(834억원)에 비해 2.3% 증가했다.
아울러 대폭 낮아진 공장 가동률에도 불구하고 재고자산이 증가해 수요 감소를 반영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삼아알미늄의 공장 가동률은 압연과 가공 사업을 합쳐 88.1%에 달했으나, 올해 상반기 가동률은 69.35%로 대폭 줄었다.
관련 업계에서는 최근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배터리 공급망 전반의 수요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초 미국의 GM 자동차는 전기차 생산량을 당초 계획인 20~30만대에서 20~25만대로 하향 조정하기로 결정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전기차에 대한 수요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투자 지속에 비용 부담 커질 전망
더욱이 삼아알미늄은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삼아알미늄은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LG에너지솔루션, 일본 도요타 쯔우쇼 상사, JKL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총 1153억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SI(전략적 투자자)로 나서 466억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확보했고, 그 외에 JKL파트너스 등도 FI(재무적 투자자)로 221억원을 투자했다.
삼아알미늄은 유상증자 자금을 포함해 총 1170억원을 투자해 내년 7월 완료를 목표로 냉간 압연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설비 투자가 완료되면 알루미늄 양극박 수요 부진 속 재고 자산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삼아알미늄은 냉간 압연(실온에서 표면을 고르게 다듬는 공정)된 알루미늄 원료를 구매해 더 얇게 가공한 후 알루미늄 양극박을 만들었지만, 설비 투자가 완료된다면 직접 알루미늄 양극박의 원료까지 만든다. 따라서 투자가 완료 후 삼아알미늄은 알루미늄 원료를 확보해야 하므로 재고자산 규모가 기존보다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아알미늄은 지난해 상반기 설비 투자 등에 556억원을 투자한 후 올해 상반기 225억원을 투자하며 현금 지출을 크게 늘렸다.
그에 반해 알루미늄 양극박 수요처들은 올해 하반기 이후 투자를 줄일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상반기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유형자산 투자 금액을 48%나 늘렸던 LG에너지솔루션은 김동명 CEO(최고경영자)는 임직원들에게 투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월 GM사와의 합작 배터리 법인인 얼티엄셀즈의 전기차 배터리 3공장 건설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이에 금속업계에서는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제품 수요가 늘어나지 않을 경우, 재고자산 증가로 인한 비용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액은 12조290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7조5206억원)에 비해 29.9% 감소하며 배터리 수요 감소를 반영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현재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수요 부진에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 확대로 대응하는 움직임이 앞으로 전기차 생산량 회복에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IB토마토>는 삼아알미늄 측에 캐즘 속 투자 확대에 따른 재고 부담 가능성 및 이에 대한 해소 방안을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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