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최근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완화되면서 코스피 지수가 3000포인트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코스피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ETP)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변동성에 취약할 수 있어 장기투자에 적합하지 않다며 투자엔 신중한 접근을 조언했습니다.
영미시장에 상장한 3배 레버리지 ETP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6월9일 영국 런던시장에 최초로 한국 주가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Leverage Shares 3x Long South Korea ETP(KOR3)가 상장했습니다. 삼성증권이 영국 자산운용사 레버리지 셰어스에 직접 제안해 개발된 상품입니다.
이 상품은 달러, 파운드, 유로 등 3개 통화로 거래할 수 있으며, 기초지수는 MSCI South Korea 25/50 Index를 사용합니다. 이 지수는 한국 시장의 대형주와 중형주 99개 종목의 수익률을 세 배로 추적하며, 국내 한국거래소가 운영 중인 KRX 100 지수와 가장 유사합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비롯한 대형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인 만큼 코스피와 방향성은 같습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Arca)에서도 비슷한 상품인 Direxion Daily MSCI South Korea Bull 3X Shares(KORU) 상장지수펀드(ETF)가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4월 상장한 KORU도 동일한 MSCI South Korea 25/50 Index를 일일 수익률의 세 배로 추종합니다. 다만 운용 보수는 1.34%로 0.75%인 KOR3보다 다소 높습니다.
레버리지 ETP의 가장 큰 매력은 높은 수익률입니다. 두 상품은 코스피 지수가 하루에 1% 상승하면, 3% 상승합니다. 지수가 상승하는 시기에 투자자는 지수보다 훨씬 큰 수익을 얻지만, 동시에 높은 위험도 내포돼 있습니다. 지수가 하락할 경우 손실도 세 배로 확대되기 때문에, 투자자의 손실 가능성 역시 상당히 큽니다.
KOR3 주가추이.(사진=뉴스토마토)
증권가 "레버리지 상품, 방향성과 시점 모두 맞춰야"
전문가들은 하반기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며 손실 위험성이 높은 레버리지 ETP 투자에 신중하게 접근하라고 조언했습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3000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이 필수적"이라면서 "반도체 섹터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지만, 글로벌 IT 수요와 경기 사이클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주가 상승이 제한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장희종 IM증권 연구원도 "인공지능(AI) 관련 수요만으로는 삼성전자의 10만원 돌파는 쉽지 않다"면서 "연준의 금리 정책과 글로벌 유동성 상황이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레버리지 ETP 투자에 대해선 현재 시장에선 난이도가 높아 신중한 접근을 권고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레버리지 상품은 방향성과 시점을 모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에게는 위험성이 높다"면서 "급등을 예상하지 않는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레버리지 상품이 좋은 전략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장 연구원 역시 "레버리지 ETP는 단기적인 수익을 목표로 하는 투자자에게만 유리하다"며 "장기적인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하반기에는 변동성이 큰 장세가 예상되므로, 특히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투자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장 연구원은 경기 사이클의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제의 연착륙이나 소프트 패치(경기 회복기의 일시적 침체) 후 회복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내년 코스피 3000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현재 국내에서는 3배 레버리지 ETP 상장이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국내에서 거래 가능한 레버리지 ETF는 주로 2배 레버리지 상품에 국한돼 있습니다. 상장지수증권(ETN)의 경우 채권형 상품에 한해 레버리지 3배까지 허용되고 있습니다. 메리츠증권이 미국채 3배 ETN을 최초로 출시했습니다.
추경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런던 증권거래소 개장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3.11.24.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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