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콘텐츠 '부업' 공들이는 KT·LGU+
무너 굿즈 200여종으로 늘린 LGU+
프랜차이즈와 캐릭터 협업 나선 KT
오리지널 콘텐츠도 공들이는 분야
무한경쟁 속 탈통신 시도…지배적 사업자에 도전 차원도
2024-09-13 14:08:45 2024-09-19 09:36:55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030200)LG유플러스(032640)가 캐릭터와 콘텐츠로 사업 확장에 나섰습니다. 본업인 통신부문과 별개로 지식재산(IP) 활용 산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팬덤을 통한 기업 이미지 제고, 산업융합 흐름 속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차원입니다. 이 같은 모습은 통신과 인공지능(AI)에만 전념하는 업계 1위 SK텔레콤(017670)과 대비를 이루는데요. 수십년째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양사가 기업가치 제고로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이란 시각도 나옵니다. 
 
LG유플러스 대표 캐릭터 무너.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대표 캐릭터 '무너'를 전면에 내세우며 무너 IP를 활용한 굿즈(상품)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디자인 문구·소품 100여종에서 패션잡화와 홈리빙, 인테리어 소품 등 품목이 확대되며 올해 200여종으로 약 2배 확대했습니다. 2020년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만든 캐릭터가 중요 사업으로 커졌습니다. 미국과 일본 등으로 캐릭터 글로벌 시장 진출도 엿보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는 IP 거래 에이전트 인투 코퍼레이션과 라이선싱 수출 계약을 맺고 현지화된 굿즈 판매도 시작했습니다. 
 
KT는 자체 캐릭터 '라온'을 밀고 있습니다. 보조배터리 우산 등 50여종의 IP 기반 굿즈 제작, 요거트 아이스크림 브랜드 요아정 등 프랜차이즈와 컬래버레이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전용 요금제 '요고'의 캐릭터를 만들고 요고 키링, 요고 카카오톡 이모티콘 등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KT스튜디오지니의 대표 콘텐츠. (사진=뉴스토마토)
 
콘텐츠 사업도 이들이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드라마, 예능과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 만들기에 나서며 IP 확보를 추진 중입니다. KT는 2021년 설립한 자회사 스튜디오지니는 드라마를, 케이티스카이라이프(053210)(KT스카이라이프) 자회사 스카이TV는 예능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스튜디오지니는 상반기 크래시, 유어아너 등을 선보였습니다. 오리지널 IP 강화로 글로벌 시장 진출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반기에는 '나의 해리에게', '취하는 로맨스' 등을 선보입니다. 스카이TV는 올해 12개의 예능 프로그램을 방영하는데, 하반기에는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을 공개합니다. 
 
LG유플러스는 2022년 론칭한 콘텐츠 전문 브랜드 스튜디오X+U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노웨이아웃: 더 룰렛'은 디즈니플러스로도 공개됐는데요. 이 드라마의 등장인물인 미스터 스마일 IP를 활용한 스핀오프 작품 '미스터 스마일'도 준비 중입니다. 미니특공대 등을 만든 SAMG엔터(419530), 하이지음스튜디오와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로봇 콘텐츠 IP도 확보할 방침입니다. 자체 예능 콘텐츠 IP를 활용한 굿즈 상품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캐릭터와 콘텐츠는 사실 통신사가 전통적으로 공들여온 분야는 아닙니다. IP 확보와 제작보다는 미디어 플랫폼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콘텐츠를 갖춘 빅테크와 경쟁하면서 전통산업 이미지를 벗어야 하는 무한 경쟁 환경이 이들의 변화를 끌어냈습니다. 통신사 관계자는 "선호도 높은 기업 이미지 구축을 위해 자체 캐릭터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콘텐츠 사업의 성공은 탈통신의 상징적 의미로 연결될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국내 통신사 모두가 캐릭터·콘텐츠 확대 전략을 취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콘텐츠 플랫폼 확장에 적극적이었던 SK텔레콤은 AI에 몰두하고 있죠. 수십년째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뛰어넘기 쉽지 않은 2·3위 사업자들이 기업가치 제고로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이란 시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고착화된 시장으로 현재의 시장 구도를 바꾸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 이미지를 활용하려는 전술로도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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