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종관 기자] 검찰 등 수사기관의 광범위하고 무차별적 통신이용자정보 조회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됩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성윤 민주당 의원실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전국언론노동조합·정보인권연구소·진보네트워크센터·참여연대·국회 검찰개혁포럼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26일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기통신사업법상 통신이용자정보는 전기통신서비스의 이용자를 식별할 수 있는 개인정보일 뿐만 아니라 다른 정보와 결합해 특정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자료"라며 "통신비밀보호법상의 통신사실확인자료와 동등한 수준에서 보호될 필요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앞서 <뉴스토마토>는 지난 8월3일
<(단독)검찰, 정치·언론계 3천명 통신조회…언론계 "비대위 꾸려 대응한다"> 기사를 통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가 윤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정치권과 언론계 3000명을 대상으로 통신조회를 벌였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검찰이 조회한 정보엔 통신이용자의 이름과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포함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검·경의 무차별적 통신이용자정보수집 막을 통신비밀보호비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이성윤 의원실)
이에 대해 이성윤 의원과 시민단체는 "통신이용자정보는 통신사실확인자료와 달리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법원의 허가 없이 수사기관 내부결재만으로 제공 요청이 가능하고, 제공 사실 통지도 장기간 유예할 수 있다"며 "수사기관은 통신사업자가 보유한 가입자의 민감한 정보를 사실상 무제한 조회할 수 있고, 사전적으로나 사후적으로 충분히 통제받고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이들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제공 받은 통신이용자정보는 약 2552만건입니다. 한 해 평균 우리나라 인구의 약 10%에 해당하는 510만건의 개인정보가 광범위하고 무분별하게 조회되고 있습니다. 전화번호 수 기준으로는 2022년 433만9000여건에서 2023년 463만여건으로 한 해 동안 약 29만건이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검찰의 증가분이 약 17만3000여건으로 전체의 6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검찰의 정보수집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의원의 개정안은 통신이용자정보 제공 제도를 전기통신사업법에서 통신비밀보호법으로 통합이관함으로써 법원의 통제를 받도록 했습니다. 제공 요건 또한 압수수색에 준하도록 강화하여 무차별 조회를 방지하고, 적법성 심사를 청구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는 등 안전 절차를 강화했습니다. 통지 제도에 대해서도 유예 시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일정기간 후 삭제를 의무화하는 등 오남용 가능성을 최소화하고자 했습니다.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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