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구글의 반독점행위가 지속되고 있고, 불법스팸 문제가 전국민 문제로 떠오르면서 이용자보호의 업무를 관장하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았습니다. 다만 이진숙 방통위원장 문제를 두고는 여야가 격렬히 대치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구글의 반독점 행위가 문제로 지목됐습니다.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국내 콘텐츠제공사업자(CP)는 망이용대가를 지불하고 있지만, 지난해 30.6% 트래픽을 차지한 구글은 망이용대가 지불을 거부하고 있다"며 "방통위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태규 방통위 직무대행은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습니다.
7일 열린 국회 과방위의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사진=뉴스토마토)
구글이 정부의 최대 광고 수혜주로 올라섰고, 추청 법인세만 6000억원대로 예상되지만 지난해 낸 법인세는 155억원에 그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무엇보다 인앱결제 수익을 아시아퍼시픽 수익으로 산정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목됐는데요. 김태규 직무대행은 "위원회가 정상화 되면 (인앱결제를) 바로 조치하겠다"며 "국내 기업을 통제하는 만큼 국외 플랫폼 기업에 대한 마땅한 잣대가 없지만 인앱결제 문제는 준비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도 인앱결제와 관련된 문제를 주목했는데요. 최 의원은 "인앱결제 강제는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에서 반독점 위반인 불법행위라고 판정했다"며 "한국에서도 반독점 위반이라는 데 동의하냐"고 질의하자 김 직무대행은 "충분히 그리 볼 여지가 있지 않겠나 싶다"고 답했습니다.
여야는 불법 스팸문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이 방통위와 한국인터넷진흥원, 행정안전부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스팸 메시지 발송량은 모두 41억2801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2019년 대비 3.4배 늘어난 수치입니다. 신 의원은 "문자 발송업체가 1회에 수천만 건씩 불법 스팸 문자를 보내고 폐업하는 등의 방법으로 법망을 피해 다니며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면서 "이와 관련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도 "대량문자 전송사업자 인증제 등록을 11월30일까지 받고 있는데, 90%가 인증제 신청을 거부하고 있다"며 "대량문자 전송사업 인증제 독려를 위해 점검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대해 조성은 방통위 사무처장은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있고, 방통위도 불법 스팸에 대해 별도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민생문제와 관련해 과방위는 방통위를 지적하고 나서며 해결방안 마련을 촉구했지만, 이진숙 방통위원장의 증인 출석 여부를 놓고는 힘겨루기에 나섰습니다. 이진숙 위원장은 지난 8월2일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며 직무가 정지된 상태로, 국정감사 출석이 어렵다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상태였는데요.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동행명령장을 발부해 이진숙 위원장을 증인으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신성범 의원은 "불출석 사유가 정당하다"고 반박했습니다.
여야 간 날선 공방이 오고가는 가운데 과방위는 오후 동행명령장 발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었는데, 이날 오후 3시40분쯤 이진숙 위원장은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이진숙 위원장은 '방통위 신뢰도 조사가 대통령실과 막상막하 꼴찌 대결을 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이 방통위를 망가뜨리고 있는 주범 아닌가. 이에 부역하고 있는 데 부끄러움이 없냐'는 질의에 대해 "제가 탄핵당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