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사' 명태균 '김건희 카톡' 폭로…여론조작 '물타기'
대통령실 "오빠는 김 여사 친오빠"…'우리 오빠' 놓고 진실 공방
2024-10-15 17:27:24 2024-10-15 17:27:24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사인 명태균씨가 15일 김 여사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격 공개하면서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명씨의 폭로는 미래한국연구소의 여론조사 조작 의혹을 물타기 하려는 '고도의 노림수'로 분석됩니다.이슈를 이슈로 덮는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입니다. 명씨의 노림수에 여권은 온종일 패닉에 빠졌습니다. 당장 대통령실이 김 여사가 언급한 '오빠'는 윤석열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의 친오빠라는 해명을 내놓았는데요. 명씨의 카카오톡 메시지 폭로가 오빠의 정체를 둘러싼 진실 공방 양상으로 전개되는 모습입니다.
 
명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건희/여사님(윤석열 대통령)'으로 저장된 인물과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습니다. 김 여사는 당시 대화에서 명씨가 "내일 준석이를 만나면 정확한 답이 나올겁니다. 내일 연락올리겠습니다"라고 말하자 "넘(너무) 고생많으세요"라며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 제가 난감ㅠ"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라며 "사과드릴게요"라고 전했습니다.
 
김 여사는 또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이라며 "오빠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지가 뭘 안다고"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암튼(아무튼) 전 명 선생님의 식견이 가장 탁월하다고 장담합니다"라며 "해결할 유일한 분이고요"라고 말했습니다.
 
명태균씨와 김건희 여사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 (사진=명태균씨 페이스북 화면 캡처)
 
여론조사 조작 의혹 제기에…명태균, 대응성 폭로
 
명씨는 이날 "김재원씨(국민의힘 최고위원)가 저를 감옥에 보내겠다고 전화통화에서 협박하고,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한 내용을 다 공개하라고 하니 김재원 네가 다 감당하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직후, 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페이스북에 공개했습니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명태균은 곧 철창 속에 들어갈 개"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공개적으로 드러난 부분만 살펴보면, 명씨가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반발해 김 여사와 주고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면에는 명씨가 자신의 여론조사 조작 의혹 문제에 대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거나, 아예 문제를 덮기 위해 더 큰 이슈인 카카오톡 메시지를 꺼내든 것으로 분석됩니다.
 
앞서 본지는 이날자를 통해 <"윤석열이 홍준표보다 2% 앞서게 해주이소">라는 제목의 여론조사 조작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명씨가 2021년 9월 당시 여론조사 실무를 담당했던 강혜경씨에게 전화를 걸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홍준표 대구시장보다 2~3%포인트 높게 나오도록 여론조사 결과를 만들 것을 지시했다는 내용입니다. 명씨와 강씨가 대화를 나눈 녹취록도 공개됐습니다.
 
명씨가 이와 같은 내용의 여론조사 조작 의혹을 덮기 위해 전격적으로 김 여사와 주고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데요. 명씨가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한 직후 대통령실 관계자는 "(카톡에 등장한) 오빠는 대통령이 아닌 김건희 여사의 친오빠"라며 "당시 문자는 대통령 입당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일 뿐"이라고 밝혀 오빠의 정체를 두고 진실 공방 양상으로 번졌습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 부부와 매일 6개월간 스피커폰으로 통화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도 전했습니다.
 
당초 명씨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서 "'오빠한테 전화 왔죠? 잘될 거예요'라는 녹취는 세상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언론을 통해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을 오빠라고 칭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이야기해왔는데요. 이번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면 김 여사가 언급한 '오빠'는 대통령실의 해명에도 윤 대통령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필리핀·싱가포르 국빈방문 및 한·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1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 지목한 이준석…한동훈은 '인적쇄신' 압박
 
대선 당시 윤 대통령 부부, 명씨와 가까웠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증언이 이를 뒷받침해주는데요. 명씨가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한 직후 이 의원은 "여사의 현실 인식은 팩트"라며 "오빠는 입당 전부터 당선 때까지 내내 철없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이 의원은 이후 추가 메시지로 "저는 김 여사가 오빠라고 지칭하는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한다. 만나거나 대화한 일도 없다"며 "물론 용서받을 일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의원의 반박은 명씨가 공개한 대화에서 김 여사가 '오빠'라고 지칭한 인물이 정말 친오빠였다면 대화 맥락상 이 의원 본인과의 관계에서 본인이 용서받아야 할 어떤 갈등이 있었어야 하는데, 정작 김 여사의 친오빠와는 일면식도 없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사실상 김 여사가 언급한 '오빠'가 윤 대통령이라는 취지의 내용입니다.
 
"김 여사의 친오빠"란 대통령실의 해명은 이번에도 이 의원의 반박에 거짓으로 의심이 드는데요.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윤 대통령과 명씨 만남에 대해 정치인 소개로 두 차례 만났다고 밝혔지만 곧바로 당사자들의 반박에 부닥쳐 되레 진실성에 대한 의혹이 더 커진 바 있습니다.
 
앞서 <서울의소리>를 통해 공개된 7시간 녹취록에서도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 수 있는데요. 지난 2022년 9월25일 동아일보의 '김순덕의 도발' 칼럼에서 "우리 남편은 바보다" "내가 다 챙겨줘야지 뭐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지, 저 사람 완전 바보다"라는 내용의 당시 김 여사의 발언 일부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카카오톡 메시지에서도 "지가 뭘 안다고"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와 비슷한 맥락의 발언이란 지적입니다.
 
연일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명씨가 김 여사와의 대화 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한 데 대해 "이미 말씀드린 조치들을 신속히, 그리고 반드시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대통령실의 인적쇄신 필요성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