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미·중과 긴밀히 협력…둘 중 하나 선택할 문제 아니다"
브라질 현지 언론 인터뷰…G20 정상회의서 북·러 군사협력 중단 촉구
2024-11-19 08:23:31 2024-11-19 08:23:31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제1세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한국은 미·중 양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에 있어 양국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는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운신의 폭을 넓히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 일간지 '우 글로부', '폴라 지 상파울루'와 잇따라 한 서면 인터뷰에서 "미·중 관계가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한·미 동맹을 기본 축으로 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중국과 계속 소통하고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국제사회에서 협력과 경쟁은 병존할 수밖에 없다"며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경쟁과 협력이 국제 규범과 규칙을 존중하는 가운데 정당하고 호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이와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 북·러 군사 협력 등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정부의 '유연한 대응' 기조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미·중 경쟁에 한·미 동맹을 유지하되 중국과도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인데요.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중 관계로 외교 전략이 바뀔 수 있는지에 대해 "우리는 국익을 중시하는 외교인데 하나는 안보를 확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 이익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투명성이 강하고, 일관되며, 예측가능한 파트너를 찾다 보니 우연히 그러한 나라들이 자유 가치와 민주주의 경향을 띠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 G20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대규모 러시아 파병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대한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북한이 불법적 군사협력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은 국제사회가 강압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를 차단하고, 평화와 번영을 지켜낼 수 있는지 판가름하는 중요한 시험대"라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믹타'(MIKTA·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튀르키예, 호주의 5개국 협의체) 정상들과도 "다수의 위기와 지정학적 대립의 시기에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유엔 헌장과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채택된 결의를 포함한 유엔 결의를 지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는데요.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따른 국제사회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대통령실에선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 내부를 타격하는 것을 허용했다는 사실을 사전에 한국 정부에 알려왔다고 전했는데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직접 이 문제에 가담해 행동할 필요는 없다"며 "미국의 결정을 공유받은 정도"라고 했습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기아·빈곤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한 공동 대응 동참 의지도 표명했는데요. 윤 대통령은 "개도국의 기아와 빈곤이 악화되는 상황에서G20의 '글로벌 기아·빈곤 퇴치 연합' 출범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도 연합 가입을 계기로 아프리카의 식량 위기 대응을 위한 1000만 달러 규모의 신규 인도적 지원을 올해 안에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한 식량 원조 규모도 지난해 5만톤에서 올해 10만톤, 내년 15만톤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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