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승훈 선임기자] ‘철거왕’으로 알려진 이금열(54)씨가 지방세 14억1100만원을 체납해 서울시의 올해 고액·상습체납자 명단 1위에 올랐습니다. 다단계업체 제이유는 누적 체납액이 222억원에 달해 전체 체납 법인 중 1위였습니다.
서울시 38세금징수과 직원들이 고액·상습 체납자 가택을 수색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20일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고액·상습 체납자 총 1만2686명의 이름, 나이, 주소, 상호, 체납액 등의 주요 정보를 시 누리집에 공개했습니다. 올해 새로 추가된 고액·상습체납자는 1599명입니다. 이 가운데 개인은 1183명, 법인은 416곳이었습니다.
기존에 공개된 인원(1만1087명·체납액 1조3230억원)을 포함한 총 체납액은 1조4118억원입니다. 1인당 평균 체납액은 5600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336명(28.4%)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328명(27.7%) △70대 이상 247명(20.9%)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청은 “서울시에 체납한 액수가 1000만원이 되지 않더라도 타 지방자치단체의 체납액과의 합산액이 1000만원 이상인 559명도 포함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신규 명단 중 체납액이 가장 많은 개인은, 각종 불법행위를 동원한 철거사업을 벌여 ‘철거왕’으로 불렸던 이금열 다원그룹 회장입니다. 이씨는 불법 철거로 악명이 높은 적준환경의 회장 운전기사이자 현장 행동대원으로 일을 시작한 뒤, 2000년대엔 회사명을 다원그룹으로 바꾸고 시행사 및 시공사를 설립하며 사업을 확장해왔습니다.
이씨는 2006년 11월부터 2013년 4월까지 회삿돈 884억원과 아파트 허위분양으로 대출받은 168억원 등 총 1052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돼 2014년 2월 재판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 등에게 뇌물 3억5000만원을 건넨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2021년 6월, 광주 동구 학동에서 발생한 철거건물 붕괴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2021년 6월 광주 동구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 땐 이씨가 세운 다원그룹의 계열사가 이면계약을 맺고 철거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경찰 수사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당시 사고로 무너진 건물이 버스를 덮쳐 승객 9명이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기존과 신규를 통틀어 개인 최고액 체납자는 151억7400만원을 체납한 오모(65)씨입니다. 그 다음은 134억1700만원을 체납한 안모(41)씨로 파악됐습니다.
전체 체납 법인 중 최고액 1~2위는 각각 ㈜제이유개발(113억2200만원)과 제이유네트워크㈜(109억4700만원)가 차지했습니다. 두 회사의 대표는 천문학적 금액의 사기 혐의로 두 차례 중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주수도 전 제이유그룹 회장입니다.
시청은 명단공개에만 그치지 않고 고액 체납자에 대해 가택수색 및 동산 압류, 출국금지, 검찰 고발, 관허 사업 제한 등의 제재와 추적·수색 활동을 이어 나갈 예정입니다.
또 명단이 공개된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해서는 관세청에 체납처분을 위탁해 고액 체납자가 해외여행 중 구매한 명품을 압류하고, 해외직구로 산 수입품 등은 통관을 보류해 적극적으로 체납액을 징수할 방침입니다.
오승훈 선임기자 grantorin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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