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검찰이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을 받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김수홍 부장검사)는 2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손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서울남부지법 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26일 오후 2시 손 전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검찰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2020년 4월부터 지난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에게 616억원을 대출했습니다. 검찰은 이 가운데 350억원을 부당대출로 보인다는 금융당국의 현장검사 결과를 받았고, 수사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2022년 12월8일 손태승 우리금융미래재단 이사장이 서울 종로구 돈의동쪽방상담소에서 열린 '우리동네 구강관리센터'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검찰은 우리은행이 대출 서류 진위 확인을 빠뜨리거나 담보와 보증을 적정 평가하지 않았고,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등이 대출금을 유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넘긴 내용 말고도 100억원대의 추가 불법 대출이 손 전 회장이 지휘 하에 진행됐는지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손 전 회장은 지난 20일과 21일 연속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위해 소환됐습니다.
검찰은 부당대출 건과 관련해 잇따라 압수수색도 진행했습니다. 지난 8월27~28일 이틀에 걸쳐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여신감리부서와 구로구 신도림금융센터, 강남구 선릉금융센터 등 사무실 8곳과 사건 관련자 주거지 4곳 등을 압수수색한 겁니다.
지난달 11일에는 손 전 회장의 자택과 우리은행 전현직 관계자들의 주거지 등도 압수수색한 바 있습니다. 당시 손 전 회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고 출국금지 조치도 적용됐습니다.
또 지난 18일엔 우리은행 본점 대출 관련 부서, 우리은행장 사무실,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무실 등이 압수수색을 받았습니다. 당시 영장에는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피의자로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조 은행장이 취임 전 부당대출이 진행된 과정을 취임 후에 인지했는데도 금융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점을 조사했습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는 18일 우리은행 대출비리 의혹과 관련해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을 압수수색 중이다. 사진은 이날 우리은행 본점. (사진=연합뉴스)
조 행장은 교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금융지주 이사들이 이날 정례 이사회에서 조 행장 조 행장 연임이 힘들다는 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진 겁니다.
사외이사 7명 전원은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 위원으로서 우리은행장 후보를 심사하고 선정하는 권한이 있습니다.
조 행장은 자진 사퇴한 이원덕 전 행장의 잔여 임기를 지난해 7월부터 이어받은 바 있습니다. 다음달 31일 임기가 끝납니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는 다음주쯤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임종룡 현 회장의 경우, 피의자는 아니지만 검찰은 이번 사태와 임 회장의 연관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울러 이날까지 부당대출 사태와 관련해 모두 3명이 구속 기소된 바 있습니다. 지난 9월 손 전 회장의 처남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사문서 위조·위조사문서행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습니다.
같은 달에는 부당대출을 주도한 핵심 인물로 알려진 우리은행 전 본부장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전날 전 부행장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