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호석기자] 현대건설 인수전 관련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던 현대차그룹이 전격적으로 법적소송에 나선 것은 일부 채권단의 불공정행위로 인해 철저하게 농락당했다는 배신감 때문으로 보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외환은행와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MOU 체결 하룻만에 검찰에 비방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애초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현대그룹이 선정됐을때만 해도 현대차그룹은 "채권단에서 현대건설을 위한 최선의 판단을 했을 것이라 생각하며 현대건설의 견실한 발전을 기대한다"며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입장문을 발표했었습니다.
그러나 현대그룹의 프랑스 은행자금 논란이 불거지고 이를 채권단이 대수롭지 않게 보는 듯한 상황이 펼쳐지면서 현대차그룹은 채권단의 공정성에 의문을 갖게 됐고 결정적으로 외환은행이 독자적으로 현대그룹과 MOU를 맺자 애초에 공정한 게임이 아니었다는 확신을 갖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정몽구 회장 역시 당초 인수전 탈락에는 분노라기보다는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이번 외환은행의 단독 MOU 체결 소식을 보고받고는 진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대차(005380) 관계자는 "현대그룹은 입찰서류 만들기에 여념이 없어야할 시기에 우리를 공격하는 광고만 수편을 내보냈다"며 "아까운 점수차로 질때만 해도 서류미비나 입찰가액이 모자라서 그런줄 알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그런데 심각한 자격시비가 일고 있는 상황에서 외환은행이 채권단 협의없이 단독으로 MOU를 맺은 것은 애초 불공정한 게임에 우리가 휘말린 것으로 밖에 볼수 없고 철저히 농락당한 셈이 됐다"고 토로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법적대응을 진행해 불공정의 원인과 사실관계를 끝까지 다투겠다는 방침입니다.
금융당국 역시 현대그룹 프랑스 자금의 성격과 채권단의 불공정 행위를 규명해 달라는 현대차그룹의 조사 요구를 거부할 명분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건설 인수전은 현대차그룹의 강경방침 선회로, 결과가 바뀔 수도 있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습니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기자 aris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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