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초호황에 선박엔진 업체도 순항
한화엔진, 이달 초 6292억원 수주
HD현대마린엔진, 신규 일감 확보
2025-01-10 16:51:47 2025-01-10 16:51:47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한화엔진과 HD현대마린엔진 등 선박엔진 업체가 조선업계의 초호황 시기에 맞춰 수혜를 입고 있습니다. 연초부터 대규모 수주 신호탄을 쏘며 실적 성장의 기대를 높이는 모습입니다.
 
한화엔진 CI. (사진=뉴시스)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국내 선박엔진 업체의 수주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습니다. 한화그룹의 선박엔진 계열사 한화엔진은 아시아 기업과 6292억원의 선박엔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7일 공시했습니다.
 
이는 한화엔진의 지난 2023년 매출액 8544억원의 73.6%에 해당하는 수주입니다. 보통 연간 수주가 1조~1조5000억원을 기록하는 점을 고려하면 1년 수주액의 절반에 가까운 대규모 수주 계약입니다. 납기는 오는 2028년 11월까지입니다. 앞서 한화엔진은 지난 6일에도 삼성중공업과 836억원 규모의 계약도 맺은 바 있습니다.
 
한화엔진(구 HSD엔진)은 작년 2월 2269억원에 한화그룹으로부터 인수돼 한화엔진으로 편입됐습니다. 한화그룹이 이 회사를 사들인 배경에는 선박엔진이 선박 원가의 10∼15%를 차지한다는 점이 주효했습니다. 선박건조 계열사인 한화오션과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입니다.
 
한화엔진은 지난 2022년 29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지난 2023년 87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이후 한화에 인수된 지난해에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 53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수주잔고 역시 증가세입니다. 한화엔진의 작년 3분기 기준 수주 잔고는 3조2428억원입니다. 이는 전년 연간 수주잔고 대비 27.3% 증가한 규모입니다. 작년 4분기에 수주한 물량을 합친다면 수주 잔고는 더 늘었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향후 해양 탄소 중립 규제에 따라 친환경 엔진 수주 순항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글로벌 선사들의 친환경 선박 수요가 늘면서 이중연료(Dual Fuel·DF) 엔진 개발과 수주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화엔진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1조4959억원의 신규 수주를 받았는데 DF 엔진 비율이 82%에 달합니다.
 
HD현대그룹의 선박엔진 계열사 HD현대마린엔진도 수주 물량을 안정적으로 쌓아가고 있습니다. HD현대마린엔진은 작년 3분기 기준 누적 4025억원의 신규 일감을 확보했습니다. 지난 4분기에도 중국 업체 2곳과 약 1000억원의 선박 엔진 공급 계약을 맺으며 신규 수주를 높이는 상황입니다. HD현대마린엔진(구 STX중공업)은 작년 7월 HD현대그룹에 인수됐습니다. HD현대마린엔진의 작년 3분기 기준 수주 잔고는 6646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작년 전세계 선박 수주시장은 연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며 "중국 주요 조선업체들이 오는 2029년까지 선박 수주를 받아놓고 엔진 확보에 열을 올릴 예정이기 때문에 한화엔진 등 선박엔진 업체의 이번 대량수주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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