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푸른저축은행의 딜레마…배당 늘리자니 '최대주주 배불리기'
계속된 부진에 주가 하락세 뚜렷
특수관계인 지분 높아 배당정책 애매
2025-01-16 06:00:00 2025-01-16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4일 17:1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푸른저축은행(007330)가 배당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배당뿐인 상황에서 수익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주 대부분이 특수관계인이라 배당을 줄일 수도 없고, 늘리자니 최대주주 배불리기라는 의혹만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푸른저축은행 본점(사진=네이버 지도)
 
수익 부진에 주가 회복 먼 얘기
 
14일 금융투자업권에 따르면 푸른저축은행은 전일 대비 0.24% 하락한 833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1년 내 주가 최고치인 1만4710원과는 6380원 차이다. 지난해 초 이후 이렇다 할 주가 상승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1년 4월 윤석열 대통령 테마주로 꼽히면서 주가는 2만6600원까지 치솟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우하향 곡선이 뚜렷해지고 있다.
 
푸른저축은행은 지난 1971년 설립돼 1996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저축은행 업권에서는 유일하게 상장을 유지하고 있는 저축은행이다. 14일 기준 발행주식 수는 1508만2000주다.
 
주가 하락은 수익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푸른저축의 당기순손실은 11억원이다. 전년 동기 14억원의 흑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25억원 차이를 보였다. 누적 기준은 더 벌어진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68억원이다. 흑자를 기록했으나, 전년 대비 53억원 줄어든 규모다.
 
수익성이 하락한 배경은 보수적 경영 기조에 있다. 지난해 3분기 푸른저축은행의 총여신은 8908억원으로, 1년 전 1조19억원에 비해 감소했다. 가계자금대출 규모는 변동이 없었으나, 기업자금대출을 위주로 줄었다.
 
특히 안정성을 우선하는 경영 방침은 대출 포트폴리오에서도 드러난다. 담보대출 비중은 증가했다. 신용대출 대비 부동산과 동산 등 담보가 있는 대출은 부실이 발생해도 회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통상적으로 신용대출 대비 제공 금리가 낮다. 지난해 3분기 푸른저축은행의 여신 중 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7.68%로 전년 동기 86.75% 대비 상승했다. 반면 신용대출은 13.25%에서 12.32%로 하락했다.
 
안전성에 초점을 맞춰 대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음에도 건전성은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 말 대손상각채권은 1013억원으로 전년 동기 935억원 대비 증가했다. 같은 시기 부실여신은 65억원에서 113억원으로, 순고정이하분류여신은 406억원에서 756억원으로 늘었다.
 
이처럼 수익성과 건전성 모두 방어하지 못한 데다 1주당 장부가치도 낮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일 기준 푸른저축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1배다. PBR는 기업 재무상태 측면에서 주가를 판단하는 지표인데, 통상적으로 1배 이하면 저평가됐다고 판단한다. PBR가 낮다면 주가가 낮거나 주당순자산가치가 높은 경우다. 4대 금융지주의 경우 낮아도 0.34배 이상이며, 카카오뱅크는 1배 넘는 PBR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푸른저축은행의 PBR는 낮은 축에 속한다. 
 
주가 하락에 배당 재원 마련 어려워
 
주가가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 재원을 마련하기도 어렵다.
 
푸른저축은행의 주주 지분 비율은 3분기 말 기준 자기주식 22.31%, 기타 22.71%, 주신홍씨 17.22%, 푸른F&D 15.81%, 구혜원씨 14.74%, 부국사료 7.21% 등이다.
 
 
푸른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31일을 주주명부폐쇄일로 정했다. 배당을 위해서다. 지난해 3월 결정된 2023년 기말 배당금은 주당 650원이다. 지난 2021년 배당으로 전년 대비 주당 100원 오른 뒤 3년째 답보상태다.
 
지난 2020년 등 주식 처분을 단행해 유통 물량을 줄이기도 했으나, 이마저도 계획에 없다. 배당 딜레마에 빠졌기 때문이다. 실적이 전년 대비 좋지 않아 배당 규모마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21년 연간 순익은 243억원에서 2022년 201억원, 2023년 158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까지의 추이가 이어진다면 배당 규모 유지는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2020년 당기순익이 219억원이었으나 전년 수준 배당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주주 구성도 배당을 어렵게 만든다. 특수관계인 비중이 큰 탓에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배당을 늘리게 된다면 대주주 배불리기로 비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배당이 가능한 재원은 당기순이익과 이익준비금 등이다. 실적이 좋아야 배당이 늘어난다. 배당을 주요 주주환원 정책으로 유지하고 있는 푸른저축은행의 경우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은 수익성 제고뿐인 상황이다. 
 
푸른저축은행은 <IB토마토>에 “지속적으로 주주배당을 하고 있으며, 수익성 제고 등을 통해 배당규모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면서 “다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기타 방안 등은 아직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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