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파인메딕스, 해외 전략 삐끗…실적·자금 모두 흔들
상장 이후 수출 실적 감소하며 예측치와 괴리 발생
영업실적 적자 전환에 공모자금 운용 계획 차질 우려
2025-12-09 06:00:00 2025-12-09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2월 5일 14:4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파인메딕스(387570)가 지난해 상장 당시 해외 수출 확대를 기반으로 한 외형성장을 예상했으나, 실제 해외 매출은 상장 이전시기와 비교했을 때 오히려 더욱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주요국으로 분류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되고, 계획했던 인허가 일정이 다소 지연되면서 수출 확대 전략에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이처럼 매출이 예상치를 밑도는 가운데 회사의 영업실적은 올해 적자로 돌아서 당초 흑자 유지를 전제로 수립된 공모자금 운용 계획에도 변동이 생길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파인메딕스 홈페이지)
 
전쟁 장기화와 인허가 지연에 고성장 예측한 수출 실적 뒷걸음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내시경용 시술 기구를 자체 개발, 생산 및 판매하고 있는 파인메딕스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66억원으로 전년 동기 60억원 대비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4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파인메딕스의 최근 연간 매출은 2023년 102억원, 2024년 100억원으로 집계된다. 내시경 의료기기 산업 특성상 하반기, 특히 4분기 매출이 편중되는 계절성을 감안하면 회사의 연간 매출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상장 당시 사측이 추정한 매출 전망치와 실제 실적간에는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 파인메딕스가 지난해 10월 상장 당시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추정 매출은 2024년 128억원, 2024년 217억원이었다. 지난해 약 28억원 규모의 매출 격차가 벌어진 데 이어 올해 매출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매출 전망치를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회사는 수출 확대를 통한 외형 성장을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측이 제시한 치료내시경, 진단내시경, 기타 품목의 수출 합계 전망치는 2023년 30억1400만원, 2024년 56억400만원, 2025년 94억원으로, 2024년과 2025년에 각각 전년 대비 85.93%, 67.74%의 고성장을 점쳤던 셈이다. 특히 세부 품목별로는 치료내시경 내 나이프, 인젝터, 스네어 제품의 고성장을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수출 실적은 사측의 기대와는 달리 하락세에 있다. 상장 이전 2023년 30억원을 기록했던 전체 수출 실적은 2024년 25억원으로 줄었고, 올해 3분기 누적 13억원에 그쳤다.
 
파인메딕스의 주요 수출국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포함돼 있는데 예기치 못한 국제 정세의 흐름에 성장 지연을 면치 못한 모양새다.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사측은 나이프 제품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지역 판매가 지속 유지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으며, 인젝터 판매 주요 국가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포함, 스네어 판매 주요 국가에는 우크라이나가 포함돼 있었다. 이와 관련해 파인메딕스는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내수 매출은 예측치를 달성했으나, 수출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전쟁국에 대한 매출이 예측치를 하회했다고 명시했다.
 
파인메딕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수출 감소에 대해 "대외적 요인으로는 예상하고 있던 인허가 일정 등이 다소 지연됐다"며 "올해 최대한 국가별 파트너사를 활용한 유통망 확보에 집중했었고, 앞으로도 글로벌 KOL 네트워크 확대 등 국가별 주력 제품 마케팅 활동에 더욱 신경 쓸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대내적으로는 인허가 비용 및 내부 인력 확충 등 시장 확장을 위한 제반 작업에 주력했다"며 "내년부터는 대내외적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며, 선제적 투자 효과 실현으로 글로벌 시장 진입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흑자 유지 감안한 공모자금 운용 계획 차질 우려
 
문제는 파인메딕스가 매출 성장 전망에 따라 영업이익 흑자 지속을 유지하며 2024년부터 손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던 것과 달리 영업실적마저 적자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회사는 영업이익이 2024년 11억원을 거쳐 2025년 47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봤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0원에 그쳤다. 올해 들어서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25억원으로 집계됐으며, 3분기 동안의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8억원으로 음수(-) 전환했다. 당초 영업실적 흑자를 예상하고 상장 공모자금의 사용 계획을 구상했을 회사의 자금 운용 계획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파인메딕스는 총 공모금액 90억원 가운데 순수입금 87억원을 시설자금으로 25억원, 운영자금 50억원, 단기차입금 상환에 9억원, 시설 및 운영자금의 예비비 3억원으로 책정한 바 있다. 3분기 말 기준 채무상환자금은 사용용도에 맞춰 모두 소진했고, 시설자금 사용예정금액 13억원, 운영자금 사용예정금액 17억원, 예비비 3억원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공모자금 잔여분 약 33억원은 정기예금과 보통예금으로 운용되고 있으며, 동일 시점 재무제표상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1억원, 단기금융자산은 30억원이다. 이 가운데 13억원이 시설자금 명목으로 묶여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자유롭게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은 약 38억원에 그치는 상황. 여기에 더해 단기차입금 10억원과 유동성장기차입금 3억원도 자금 운용 계획에 변동성을 키우는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상장 이후 회사가 외부자금을 조달한 내역은 없다.
 
파인메딕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금 활용안에 변동 없고, 해외 시장 확장을 위한 작업들은 계속될 예정"이라며 "추가 자금 조달 계획도 아직까지 없다"고 밝혔다.
 
한편, 파인메딕스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39개 제품에 대해 품목허가를 획득했으며, 해외 인증으로는 14개 품목에 대해 유럽 MDD CE 인증과 12개 품목에 대해 미국 FDA 허가를 취득한 바 있다. 최근에는 유럽 MDR CE 인증 변화를 대비해 2022년 심사 신청을 진행해 보완 서류 대응 중이며, 2026년 상반기에 stage 1과 2 모두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 판매의 경우 개별국가 디스트리뷰터를 통한 판매와 ODM 계약 업체를 통해 판매하는 2가지 판매 경로가 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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