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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9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하나손해보험이
하나금융지주(086790) 본사 이전 계획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본사를 인천 청라국제도시로 이전하는 것은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대형 프로젝트다. 하나손해보험의 경우 대면 영업이 필수라는 보험업 특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수익성과 자본적정성 모두 부진한 상태라 본사 이전이 재무 전반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청라 이전 계획서 '제외'…구체적 내용은 '아직'
9일 <IB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하나손해보험은 새해 청라 이전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처음에는 부서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것으로 논의됐다가 이후 전체가 빠지는 형태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하나손해보험 내부 한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나온 내용은 없다”라면서도 “(우리 회사는)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계열사 한 관계자도 “계열사마다 다르지만 하나손해보험은 전체가 빠질 것”이라며 “하지만 이전에 대한 확정된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하나드림타운 조감 (사진=하나금융지주)
하나금융은 현재 그룹 본사를 서울 중구에서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로 옮기는 계획을 실행 중이다. 하나드림타운(그룹 헤드쿼터)을 구축하고 지주를 비롯해 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증권, 하나생명, 하나손해보험 등 6개 계열사 임직원 총 2800명을 이동시키는 것이 원안이다. 헤드쿼터 준공은 내년 상반기로 예정돼 있고, 직원 이동은 10월 정도다.
하나드림타운 구축은 총 3단계로 ▲1단계 통합데이터센터(2015년~2017년) ▲2단계 하나글로벌캠퍼스(2017년~2019년) ▲3단계 그룹 헤드쿼터(2022년~) 등으로 구분된다. 그룹 핵심 성장동력으로 디지털금융을 강화하고, 글로벌 인재를 양성한다는 것이 목표다.
다만 현실적으로 제한되는 부분이 있는데, 특정 부서의 경우 업무 협업이나 영업 확장 측면에서 이전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서다. 내부 직원 반발이 커질 수도 있기 때문에 사내 의견을 청취해 왔던 것으로 파악된다.
하나손해보험의 경우 본사 건물이 따로 떨어져 있다는 점도 변수 요인이다. 하나금융 을지로 사옥에는 지주부터 은행, 카드, 생명, 대체투자자산운용, 에프앤아이 등 여러 계열사가 모여있다. 반면 하나손해보험은 따로 종로구 빌딩에서 머문다. 계열사 하나자산신탁에 빌딩을 매각한 뒤 재임대한 형태다.
하나손해보험 측은 공식적 답변으로 <IB토마토>에 “지금으로서는 확정된 부분이 없다”라고 했다.
(사진=하나손해보험)
보험영업 회복 절실한 상태…이전 시 안정성 저하 '우려'
하나손해보험은 임직원 870명과 전속 설계사 408명을 거느리고 있다. 전속 설계사는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와 달리 해당 보험사에 직접 소속된다. 청라 이전 시에는 설계사 관리 방안과 영업 효율성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
특히 현행 IFRS17 회계 체계서는 보험계약마진(CSM) 확보를 위해 장기손해보험 영업이 핵심인데, 여기에는 설계사 대면 영업이 필수적으로 수반된다. 하나손해보험 역시 설계사 규모를 계속 늘리는 중이다.
수익성과 자본적정성이 부진하고 있다는 점도 본사 이전에 부담 요인이다. 하나손해보험은 올 3분기 손익이 –278억원 적자 상태다. 보험영업 부진이 지속된 탓이다. 자본총계 내 이익잉여금(결손금)은 –1996억원까지 불어났다.
자본 지표인 총자본 K-ICS 비율은 3분기 기준 123.6%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30%를 밑돌고 있다. 기본자본 K-ICS 비율은 9.4%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최대주주로부터 유상증자 지원을 받거나, 경상적인 수익성을 확대하는 것뿐이다.
본사가 청라로 이전하면 이러한 부분이 오히려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 규모나 영업 네트워크, 인력 확보, 상품판매 트렌드 등 여러 측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져서다. 업계서는 22개 생명보험사, 15개 손해보험사 모두 본사 소재지가 서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어떤 형태로 이전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보험영업도 문제지만, 이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업무 공백, 부가 비용 등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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