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2월 19일 16:1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준하 기자]
위메이드(112040)가 ‘미르의 전설(미르)’ 지적재산권(IP) 법적 분쟁에서 최종 승리하며 과거 로열티 사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대법원 판결로 ‘미르 2·3’에 대한 저작권을 확실히 인정받은 동시에 최대 수백억원에 이를 수 있었던 재무적 리스크도 사라졌다. 이 판결은 내년 1월 중국에서 출시될 ‘미르M: 모광쌍용(미르M)’의 수익 구조를 방어했다는 의미도 지닌다. 최근 재무건정성을 크게 개선한 위메이드가 '미르M'을 성장 동력으로 삼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위메이드)
7년간 이어진 소송 마무리...재무리스크 일부 해소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근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 간 ‘미르 2·3’의 저작권 침해 정지 등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2017년부터 이어진 저작권 소송이 마무리됐다.
판결의 핵심은 두 가지다. 우선 위메이드가 자회사 전기아이피에 ‘미르 2·3’ IP를 이전한 행위의 적법성이 인정됐다. 또한 ‘미르’ IP 라이선스 사업에서 발생하는 로열티 수익을 위메이드 80%, 액토즈소프트 20%로 배분하기로 한 기존 화해 조서의 효력도 유지됐다.
‘미르’는 위메이드의 핵심 IP다. ‘미르 2, 3’의 3분기 매출은 500억원으로 전체 연결 매출의 31%를 차지했다. 기타 미르 라인업의 매출까지 합치면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위메이드가 40여종의 게임을 서비스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비교적 큰 비중이다.
판결에 따라 최대 수백억원에 이르는 금액이 지출될 수 있었으나 이러한 부담은 사라졌다. 2019년 1심 판결 당시 위메이드는 80대 20 배분 기준에 따라 산정된 로열티 45억원을 이미 지급했기 때문에 추가로 지급해야 할 금액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위메이드는 현 시점에서 추가로 지급해야 할 금액을 재정산 중이다.
내년 1월 ‘미르M: 모광쌍용(미르M)’ 중국 출시에도 이번 판결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만약 액토즈소프트가 주장했던 50% 배분 요구가 받아들여졌다면 ‘미르’를 통해 얻을 기대수익이 크게 감소했을 것이다. 소송 결과가 불리해지면서 가처분 신청이나 추가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이번 소송에 대해 위메이드는 재무제표 주석에 소송 관련 우발부채 61억원을 계상하며 패소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해 왔다. 우발부채는 경제적 효익의 유출 가능성이 높지 않거나 금액을 신뢰성 있게 추정하기 어려운 경우 재무제표 주석으로 공시된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모든 법적 분쟁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재무제표상 액토즈소프트와 관련된 소송은 5건이 진행 중이며 한국, 중국, 싱가포르 등지에서 저작권 침해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소송에 관한 우발채무는 총 1700억원 규모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번 판결로 인해 미르 2·3에 대한 저작권이 확실히 인정됐다”면서 “미르 IP 라이선스를 활용해 위메이드가 중국에서 매출을 냈을 때 80%를 위메이드가, 20%를 액토즈가 가져가는 것을 확정했다”고 답했다.
1월 중국 출시 ‘미르M’…과거 실패 극복할까
‘미르’ IP에 관한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위메이드는 실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23% 감소하고 전년 말 71억원의 영업이익이 136억원의 영업손실로 전환됐다. 지난 10월 출시된 ‘레전드 오브 이미르’와 내년 1월 중국에서 출시될 ‘미르M’의 성과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 재무안정성이 크게 개선되며 신작 운영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위메이드의 부채비율은 2023년 254%에 달했지만 2024년 125%, 올해 3분기 104%로 크게 줄었다. 차입금과 전환사채 상환에 2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투입하며 부채 구조를 개선한 것이다.
부채상환으로 현금 유출이 발생했음에도 같은 기간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249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오히려 20% 증가했다. 매출채권 회수와 법인세 환급 등의 영향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696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점이 주효했다. 개선된 재무 여력을 바탕으로 신작 운영의 실탄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중국에서 출시될 ‘미르M’의 성과에 관심이 모인다. ‘미르 2’를 계승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미르M’은 중국에서 여러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우선 ‘미르’ IP는 중국에서 20년 이상 인기를 얻으며 ‘국민 게임’으로 불릴 정도로 탄탄한 지지 기반이 있다. ‘미르 2’의 성공을 계기로 중국에서 ‘전기류’라는 MMORPG 장르 명칭이 생겨났을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공략할 수 있는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도 매우 크다. 중국의 모바일게임 연간 매출은 지난해 기준 약 50조원에 달하고 전체 게임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3~5선 도시(중소 규모 도시)에 전체 게임 이용자의 75% 이상이 거주하며 이들로부터 전체 게임 매출의 70% 이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낮은 물가와 주거비 덕에 가처분 소득과 소비 여력이 높다는 점도 특징이다.
퍼블리싱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해소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지난 10월 위메이드는 ‘미르M’의 퍼블리싱을 맡았던 중국기업 차이나 크라운 테크놀로지와 맺은 계약을 상호 합의로 종료했다. 하지만 같은 달 말 위메이드가 상해롱유정보과기유한공사와 새로운 퍼블리싱 계약을 맺으며 출시 일정에 차질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미르M’은 과거에 실패한 사례가 있다. 2022년 한국과 글로벌에서 출시됐으나 흥행에 실패하면서 지난해 서비스를 종료했다. 신규 콘텐츠의 부재와 운영 미숙, MMORPG 장르의 경쟁 심화 등이 실패 요인으로 지적됐다. 위메이드가 강조하는 중국에서의 차별화 요소가 시장에서 얼마나 통할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미르M은 중국 이용자의 플레이 성향을 반영해 전투 시스템과 장비 성장, UI·UX 등을 개편했다”며 “중국 전용 시네마틱 영상을 더해 몰입감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김준하 기자 jha22@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