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오세훈 "'주택공급 멈추지 않는다' 원칙 견지…미래특별시로 도약"
"신통기획 통해 재개발·재건축 선순환…2만3천호 착공 추진"
"'잃어버린 10년' 되돌리려 사력…주택 시장 불확실성 커져"
"'다시 강북전성 시대' 열 것…신호탄은 세운지구 복합개발"
2025-12-31 10:00:00 2025-12-31 10: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월31일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재개발·재건축의 선순환을 이어가며 어떤 변수 앞에서도 '공급은 멈추지 않는다'는 확고한 원칙을 견지할 것"이라면서 "올해 약속드린 2만3000호 착공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2031년까지 총 31만호를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했습니다.
 
오 시장은 이날 발표한 2026년 신년사에서 "10년 만에 다시 서울시장으로 돌아왔을 때, 재개발·재건축의 선순환 구조가 흔들려 주택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면서 "지난 4년은, 이 '잃어버린 10년'을 되돌리기 위해 사력을 다한 시간이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또 "최근 주택 시장은 여러 정책 변수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졌고, 그 부담은 민간사업자에게, 그 걱정은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시민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제도에 반영해, 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한 합리적이고 실효성 있는 해법을 선도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오 시장은 아울러 "'다시, 강북 전성시대'를 열겠다. 그 신호탄은 세운지구 복합개발"이라며 "남산에서 종묘로 이어지는 녹지축을 조성해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창의적 도심으로 재탄생시키겠다. 일터와 삶터, 여가와 녹지가 어우러진 강북 대전환의 상징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서울은 이제 글로벌 경쟁력과 디지털 혁신, 시민 안전이 함께 작동하는 진정한 '미래특별시'의 조건을 하나씩 완성해 가고 있다"며 "2026년, 서울은 명실상부한 '미래특별시'로 도약할 것이다. 그 영광스러운 길을 시민 여러분과 함께 힘차게 걷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서울시청)
 
다음은 신년사 전문
 
Ⅰ. 인사말
 
존경하는 서울 시민 여러분, 희망과 활력으로 가득찬 202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힘과 속도, 그리고 열정을 상징하는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입니다.
 
예로부터 붉은 말은 천리를 달리는 '천리마'로 불렸습니다.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 앞에서도 거침없이 달리고, 잠시 멈춰 설 때에도 고개를 높이 들어 끝내 기개를 잃지 않는 존재였습니다. 
 
2026년, 서울은 바로 이 붉은 말의 기상을 품겠습니다. 주저하지 않고 나아가되, 큰 방향은 결코 잃지 않는 도시
혁신을 향해 속도를 내면서도 시민의 삶을 놓치지 않는 도시
그런 서울로 다시 한번 힘차게 도약하겠습니다. 
 
지난 한 해, 불안정한 세계 경제와 거친 시대의 파도 속에서도각자의 자리에서 삶과 터전을 묵묵히 지켜내신 시민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서울을 움직이는 힘은 언제나 시민 여러분에게서 나옵니다.
이 도시의 번영을 만든 주역도, 앞으로의 미래를 열어갈 주인공도 바로 시민 여러분입니다.
 
Ⅱ. 민선 8기 4년의 성과 
 
지난 4년 서울의 풍경과 시민의 일상은 요란하지 않지만 분명하게, 그리고 누구나 체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습니다. 시민 한 분 한 분의 선택과 참여가 만든 위대한 성과입니다.
 
[동행(同行)]
 
민선 8기 서울시정의 출발점은 분명했습니다.
'약자와의 동행'.
 
서울은 혼자 앞서가는 도시가 아니라, 함께 꿈을 꾸고 함께 성장하는 도시여야 합니다.
그 원칙 위에서 시정을 운영해 왔고, 서울은 한 걸음 더 단단해졌습니다.
 
3600호 이상 공급된 '미리내집'은, 신혼부부가 서울에서의 미래를 다시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탄생응원서울'로 조성한 서울형 키즈카페는 100만명이 넘는 시민이 이용하며아이에게는 첫 번째 사회가, 부모에게는 잠시 숨을 고르는 '쉼의 공간'이 되었습니다.
 
3만6000여명의 학생이 참여한 '서울런'은 배움의 격차를 줄이고 꿈의 출발선을 다시 세운 귀중한 교육 사다리로 그 역할을 확고히 했습니다.
 
250만명 넘는 시민이 '손목닥터9988'로 스스로 건강을 지키고 있습니다.
앱 이용자의 1인당 의료비 증가 폭이 평균보다 4만5000원 낮게 나타났다는 사실은, 이 정책이 방향뿐 아니라 효과 또한 옳았다는 분명한 증거입니다.
 
하루 평균 72만명이 사용하는 '기후동행카드'는 교통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췄고, 이제는 대한민국 대중교통 정액제의 표준모델로 자리 잡았습니다.
"서울이 달라졌다." 시민 여러분이 건네는 이 한마디에는 행정이 도시를 바꿨다는 효능감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이룬 가장 값진 결실입니다.
 
[매력(魅力)]
 
도시의 경쟁력은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 위에, 시민의 일상에 스며든 소프트웨어를 더할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서울은 회색의 도시에서 자연과 사람이 함께 숨 쉬는 녹색의 도시로 바뀌고 있습니다.
걷는 길마다 바람이 흐르고, 고개를 들면 풍경이 달라졌습니다.
 
생활권 5분 거리마다 정원을 확충했고,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는 1000만명의 시민과 관광객이 찾아 도심 속 푸르름을 오롯이 누렸습니다.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로 자연성을 회복한 한강은 한강버스 개통을 통해 문화·관광·교통이 결합한 서울의 대동맥이자, 새로운 중심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각 지천 곳곳에 조성된 16곳의 수변활력거점 덕분에 이제 서울의 물길은 스쳐 가는 풍경을 넘어 시민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광장에서 독서를 즐기는 '서울야외도서관', 지하철역에서 여가를 즐기는 '펀스테이션'처럼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풍경이 서울 생활의 새로운 얼굴이 되고 있습니다. 
 
"주말마다 멀리 가지 않아도 서울이면 충분하다." 바로 이 시민의 자부심이야말로 '매력 서울'의 가장 확실한 성과입니다.
 
Ⅲ. 소회 
 
10년 만에 다시 서울시장으로 돌아왔을 때, 서울은 여러 면에서 정체돼 있었습니다.
 
재개발·재건축의 선순환 구조가 흔들려 주택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규제와 갈등은 혁신의 발목을 잡았고, 행정의 속도는 불필요한 이해관계에 묶여 있었습니다. 그 결과, 도시 경쟁력 순위는 하락을 거듭했습니다.
지난 4년은, 이 '잃어버린 10년'을 되돌리기 위해 사력을 다한 시간이었습니다. 멈춰 선 서울을 다시 움직이고,도시의 심장에 동력을 되살리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시민 여러분의 신뢰와 지지가 있었기에 서울은 다시 미래를 향한 출발선에 설 수 있었습니다. 
 
신속통합기획을 중심으로 170개의 정비사업 구역을 지정하고, 24만5000세대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토대를 다졌습니다. 도시 경쟁력 역시 세계적인 수준으로 차분히 회복되고 있습니다. 
서울의 시계는 다시 역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울러 '서울시 바로 세우기'를 통해 특정 소수의 이해관계와 목소리가 시정을 좌우하던 시대를 끝냈습니다.
서울의 주인은 오직 시민입니다.
그 누구도 특권과 반칙으로 시민의 권익 위에 설 수 없다는 원칙을 시정의 중심에 다시 세웠습니다.
 
Ⅳ. 서울의 진정한 변화
 
서울은 이제 도약할 준비가 된 도시입니다. 미래로 전진할 충분한 에너지를 갖춘 도시입니다. 우리가 시작한 변화는 이제 막 본궤도에 올랐을 뿐입니다.
 
시민 여러분께서 시작하게 해주신 이 변화가 단 한 걸음도 후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도록 저는 이 자리에서 끝까지 책임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Ⅴ. 2026년 시정 운영계획
 
2026년, 서울 시정의 방향은 명료합니다.
서울의 판을 다시 짜고, 성장의 방향을 바로 세우며, 삶의 기반을 흔들림 없이 지키겠습니다.
 
[다시, 강북 전성시대] 
 
수십 년간 누적된 서울 강남·북의 격차는 균형발전이라는 구호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과제입니다.
 
강북을 더 이상 '베드타운'으로 두지 않겠습니다.
서울의 중심축인 강북을 활성화하고, 균형을 넘어 새로운 성장 거점이 되는'다시, 강북 전성시대'를 열겠습니다.
 
강북이 살아야 서울이 커지고, 서울이 커져야 대한민국이 전진합니다.
 
그 신호탄은 세운지구 복합개발입니다. 남산에서 종묘로 이어지는 녹지축을 조성해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창의적 도심으로 재탄생시키겠습니다.
일터와 삶터, 여가와 녹지가 어우러진 강북 대전환의 상징 공간으로 만들겠습니다.
 
교통 인프라도 근본부터 재편하겠습니다. 교통소외지역인 강북의 동-서를 잇는 강북횡단선을 다시 추진하고, 도시개발을 저해하며 소음·분진까지 유발해 온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는 단계적으로 지하화하겠습니다. 대신 그 자리에는 강북횡단 지하고속도로가 들어섭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교통 개선을 넘어 강북 전역의 잠재력을 하나로 잇는 거대한 연결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창동, 상계 등 동북권은문화와 바이오산업의 일자리를 찾아 청년들이 몰려드는 미래형 경제 중심지로 거듭납니다.
 
2만8000석 규모의 서울아레나는
K컬처가 새로 뻗어 나가는 전초기지가 될 것입니다.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S-DBC)'에는 디지털·바이오 기업과 연구기관, 창업·투자 생태계를 구축해 서울의 새로운 첨단 산업 거점으로 키워가겠습니다.
 
강북의 주거환경도 달라집니다.
오랜 시간 지연된 백사마을 재개발을 본격화하고,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으로 노후 주거지를 단계적으로 정비하겠습니다.
 
서남권의 대개조를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겠습니다.
준공업지대 혁신으로 미래형 업무·창업 공간을 확보하고, 가로숲과 공유정원을 통해 회색 일터에 초록의 여유를 더하겠습니다.
일과 여가, 문화와 녹지가 조화를 이루는 직(職)·주(住)·락(樂) 중심의 서남권을 완성하겠습니다.
 
어디에 살든 기회의 문은 같은 크기로 열려 있어야 합니다.
 
서울은 이제 동서남북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서로를 끌어주고 밀어주는 도시, 함께 커지고 함께 책임지는 하나의 수도로 나아갈 것입니다.
 
[주택공급]
 
주거는 시민의 삶을 지탱하는 기본입니다.
 
최근 주택 시장은 여러 정책 변수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졌고, 그 부담은 민간사업자에게, 그 걱정은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시민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서울이 중심을 잡겠습니다.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재개발·재건축의 선순환을 이어가며 어떤 변수 앞에서도 '공급은 멈추지 않는다'는 확고한 원칙을 견지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제도에 반영하여, 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한 합리적이고 실효성 있는 해법을 선도적으로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올해 약속드린 2만3000호 착공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2031년까지 총 31만호를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완수하겠습니다. 
주택 가격의 불안을 공급의 안정으로 풀겠습니다.
 
현실적이면서도 지속 가능한 공급 해법을 끝까지 밀고 나가 시민 여러분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고 확실한 희망을 심겠습니다.
 
[진정한 '미래특별시']
 
앞으로 10년, 20년, 나아가 50년을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지금의 편의가 아니라 미래의 지속가능성을 설계하는 도시, 위기에 강하고 변화에 앞서는 서울을 준비하겠습니다.
첫째, 공간의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습니다.
 
용산은 국제업무와 금융 기능을 갖춘 동북아 비즈니스 허브로, 잠실은 전시·컨벤션·관광·스포츠가 융합된 세계적인 MICE 거점으로 완성하겠습니다. 
한강은 산업과 문화, 관광과 일상이 공존하는 글로벌 브랜드 공간으로 다시 도약할 것입니다.
 
서울은 이제 세계가 머물고, 투자하고, 다시 찾는 도시로 매력과 경쟁력을 동시에 배양하고 있습니다.
 
둘째, AI·디지털 전환을 도시의 성장 엔진이자 시민의 기회로 만들겠습니다.
도시 운영 전반에 데이터와 AI를 도입해 AI 기반 교통 신호체계, 재난 예측 시스템, 도시 데이터 플랫폼을 고도화하겠습니다.
 
AI혁신지구 조성과 산업 전반의 AX 전환을 통해 제조와 유통, 금융과 돌봄까지 도시 전 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겠습니다. 
아울러 기술이 새로운 불평등을 낳지 않도록, 디지털 격차 해소와 교육 지원에도 책임 있게 나서겠습니다.
 
셋째, 어떠한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전 도시 서울로 진화하겠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폭우와 폭염, 대형 재해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그 어떤 정책보다 앞서는 책무입니다.
 
노후 상·하수관과 지하철 등 도시기반시설을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AI 기반 예측·경보 체계, 스마트 CCTV, 지능형 재난대응 시스템을 확대해 위험은 사전에 감지하고, 사고는 선제적으로 차단하겠습니다.
 
서울은 이제 글로벌 경쟁력과 디지털 혁신, 시민 안전이 함께 작동하는 진정한 '미래특별시'의 조건을 하나씩 완성해 가고 있습니다.
 
 
[더욱 촘촘한 약자동행]
 
도시의 따뜻한 품은 가장 약한 이에게 먼저 향해야 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고단함을 감내하는 시민들이 더 이상 혼자 버티지 않도록, 서울이 먼저 손을 내밀겠습니다.
 
'청년·여성·노인'이라는 큰 틀의 분류를 넘어, 심야에 홀로 일하는 "심야노동청년",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돌보며 일까지 병행하는 "더블케어여성", 관계의 단절로 외로움 속에 머무는 "1인가구노인"까지 각자가 처한 삶의 조건과 상황을 더 세밀하게 살피겠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필요한 돌봄과 지원이 제때, 정확히 닿을 수 있도록 도시의 안전망을 더 촘촘하게 재편해 나가겠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단 한 분의 시민도 놓치지 않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Ⅵ. 맺음말
 
말이 달릴 때 발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 馬不停蹄(마부정제).
 
2026년, 서울은 이 붉은 말의 기상처럼,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멈추지 않고 달리겠습니다.
 
시민 여러분과 함께라면, 어떤 난관도 돌파할 수 있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오직 시민 여러분의 기대와 신뢰를 나침반 삼아 힘차게 전진하겠습니다.
 
2026년, 서울은 명실상부한 '미래특별시'로 도약할 것입니다. 그 영광스러운 길을 시민 여러분과 함께 힘차게 걷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희망과 행복이 가득한 한 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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