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가상자산 제도권 편입 외치지만…증권사는 '그림의 떡'
금융위 거래소 대주주 규제안에 인수 전략 흔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서도 증권업계 제외
2026-01-19 06:00:00 2026-01-19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15일 18:1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가상자산 시장 제도권 편입이 증권업계에는 ‘그림의 떡’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규제안을 공식 검토 대상으로 올린 데 이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역시 은행 중심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다. 가상자산 시장 확대라는 정책 목표와 달리 증권업계의 실질적인 참여 통로는 오히려 좁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규제…증권사 인수 전략 직격탄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 공동협의체인 닥사(DAXA)는 최근 금융당국이 검토 중인 ‘대주주 지분율 제한’ 방안에 대해 공식 반대 입장을 밝혔다. 각 거래소 대표 명의로 제출된 의견서에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 규제”라는 문제의식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금융위원회)
 
논란의 발단은 지난 9일 정부가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이다. 정부는 해당 전략에서 가상자산 거래를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동시에 금융위원회가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기존 금융회사 수준으로 강화하고, 대주주 보유 지분율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시장이 크게 술렁였다.
 
금융위원회의 제안이 그대로 추진된다면 5대 거래소 모두는 대주주 지분이 매각돼야 한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의 가상자산 거래 시장 진출 시도도 한동안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에 발맞춰 증권업계는 가상자산 거래소 인수와 투자를 통한 시장 선점을 시도했지만 진출 전략 자체를 다시 세워야 할 상황에 놓였다.
 
(사진=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실제 주요 증권사들의 움직임은 이미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지난해 12월 국내 4위 거래소 코빗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매물 대상은 코빗 최대주주인 NXC의 지분 60.5%와 2대주주 SK플래닛의 지분 31.5%로 거래 규모는 최대 14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어 메리츠증권도 국내 시장점유율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2대 주주 버킷스튜디오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메리츠증권이 해당 거래에서 투입한 자금은 24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대주주 지분율 규제가 본격화될 경우 이 같은 거래 구조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가 거래소 지분을 대규모로 확보해 경영에 참여하는 모델이 제도적으로 차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서도 증권사는 ‘후순위’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 역시 증권업계에는 또 다른 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돼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가상자산으로, 정부는 이를 디지털 금융 인프라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현재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국고금의 약 25%를 디지털 화폐 형태로 집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IB토마토) 
 
가상자산의 편입이 본격화되면서 각 증권사들은 발 빠르게 거래소 인수와 투자를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섰다. 하지만 현재 정부의 추진안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 주체에 대해서도 증권업계에 여지를 두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발행 주체를 확대해달라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스테이블 코인 안정성에 무게를 둬 은행 중심의 컨소시엄에 발행 자격을 주고 단계적인 발행을 확대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부와 여당은 오는 20일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담긴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화폐 2단계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와 국회, 각 금융권 업계 입장 차이가 커 제도 안착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STO 경험 있는 증권업계…“배제 논리 설득력 부족”
 
증권업계는 가상자산 제도화 이전부터 증권형 토큰(STO)을 통해 디지털 자산 운용 경험을 축적해왔다. STO는 부동산, 미술품 등 실물자산을 토큰화해 투자하는 방식으로, 제도권 금융과 디지털 자산을 잇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사진=대신증권)
 
실제 대신증권(003540)의 경우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카사(Kasa)'를 인수해 STO 사업을 운영 중이고 신한투자증권도 이지스자산운용 등과 함께 부동산 관련 STO 합자법인 ‘에이판다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증권사들이 자체적으로 수행한 연구에서도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초기 선점 효과가 크고, 발행 주체 간 차별화가 제한적인 만큼 참여 기회 자체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보고서는 2030년 국내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를 최대 35조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증시 활황 덕을 본 브로커리지를 제외하면 증권사들이 주요 사업은 이미 한계를 맞은 상황"이라며 "원화 스테이블 코인 도입으로 촉발될 시장을 넋놓고 바라만 볼 수 없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이미 시범적으로 도입된 STO 시장 운영 경험이 있는 증권업계를 배제하는 이유가 과연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