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준안이냐, 특별법이냐…이 와중에 여야 대치
연말·연초 여야 대립에 늦장 처리…변심 '명분' 제공
특별법안도 여야 이견 커…강대강 대치에 진통 예상
2026-01-27 17:56:37 2026-01-27 18:01:04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25%' 몽니에 여야가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여권은 대미투자특별법(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 야권은 국회 비준 절차 돌입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정부와 국회의 늑장 대처가 트럼프 대통령 변심의 명분을 준 상황에서 다시 여야가 강대강 대치에 돌입하며 진통이 예상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야 "비준 외면한 정부 책임"여당은 '특별법' 고수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결과적으로 사태에 대한 책임은 국회의 비준이 필요한 중대한 통상 합의를 체결해놓고 비준 절차를 외면해왔던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에 있다"라고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상호관세를 원점으로 되돌리며 한국 국회의 늦장 대응을 저격하자 그 원인으로 여권의 국회 비준 절차 미수용을 문제 삼은 것입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0월29일 한·미 관세 협상 세부 합의가 타결된 후 합의 내용에 대해 국회 비준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사안이기 때문에 헌법 제60조에 따라 국회 비준 대상이라는 해석입니다.
 
반면 민주당은 국회 비준이 아닌 특별법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합니다. 이번 관세 협상 합의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 형태이므로 헌법상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하는 조약이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특히 특별법이 발의된 날로부터 관세 인하를 소급 적용하기로 미국과 합의했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법안을 처리해야 기업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게 민주당 입장입니다.
 
실제로 앞서 미국과 관세 협약을 체결한 일본은 비준 절차를 거치는 대신 지난해 12월부터 실무급 회의를 여는 등 속도감 있게 후속 작업을 추진했습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관세 협정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비준 절차를 미루고 있습니다.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미 상호관세를 다시 25%로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2월 내 처리 방침에도…진통 불가피
 
대미투자특별법은 현재 여당 4개, 야당 1개로 총 다섯 개 법안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지난해 11월26일 김병기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첫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다만 현재까지 다섯 개 법안 모두 상임위원회에 회부된 채 단 한 차례도 논의되지 않았습니다. 연말·연초 예산안 심의·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방해)·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으로 논의 여력이 없었다는 게 여야의 공통된 설명입니다.
 
여당은 2월 내 대미투자특별법을 신속 처리한다는 방침입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당 간사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당정 협의 후 기자들에게 "지금 정상적으로 법안 발의와 심의 절차를 가고 있다"라며 "한국 정부가 입법을 의도적으로 지체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적은 국회 상황을 알지 못한 데 따른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대미투자특별법 통과까지는 진통이 예상됩니다. 현재 발의된 법안들은 한·미전략투자공사를 만들어 대미 투자 사업을 관장하게 하자는 데 의견이 모입니다. 하지만 '국회의 개입 시점'에 대한 기준은 제각각입니다.
 
가장 느슨한 건 김 전 원내대표의 '사후 보고' 안입니다. 기금의 관리와 운용에 관한 사항을 공사가 1년에 한 번 이상만 국회에 보고하면 된다는 내용입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안이 국회 개입을 가장 강하게 요구합니다. 해당 법안에는 사업 제안과 추진 모두 국회의 허락을 받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날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만난 국회 재경위원장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들에게 "정부는 특별법 관련해서 요청했다"라며 "국익과 관련된 부분이라 여야 의원의 논의를 보고 법안 처리를 해야 옳은 것이지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며 여야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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