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PEF 천하 렌터카 시장, 캐피탈이 막을까…'본업비율'이 변수
캐피탈사, 비금융 사업 진출 규제 완화 기류
본업비율 규제 풀리면 시장 균형 찾을 수도
2026-01-30 06:00:00 2026-01-30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28일 16:2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사모펀드(PEF)가 렌터카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가운데, 캐피탈사의 ‘본업비율’ 규제 완화 여부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당국이 캐피탈사의 비금융 사업 진출 규제를 손질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렌터카 시장에서 캐피탈사가 사모펀드의 유일한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현대캐피탈)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렌터카 업계 1·2위 업체인 롯데렌탈·SK렌터카 합병에 제동을 걸면서 캐피탈사의 본업비율 규제 완화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지배력이 사모펀드로 과도하게 집중되는 것을 경계하는 당국 기조가 확인된 만큼, 대체 경쟁 주체로 캐피탈사의 렌터카 사업 확장을 가로막아선 안 된다는 논리가 힘을 얻고 있어서다.
 
금융위, 캐피탈사 비금융 사업 진출 규제 가능성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캐피탈사의 통신판매업 허용과 함께 렌탈 취급 비중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여신금융협회장 및 15개 카드사·캐피탈사·신기술사업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소비자의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캐피탈사의 통신판매업 허용과 렌탈 취급 한도 완화 등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캐피탈사의 비금융 사업 진출 규제를 손질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캐피탈사는 대출·할부금융 등 본업 비중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는 규제로 인해 렌터카·렌탈 등 비금융 사업 확대에 구조적인 제약을 받아왔다. 캐피탈사는 렌탈 자산 규모가 본업인 리스 자산 규모를 초과할 수 없어, 렌터카를 1대 늘리려면 리스 차량도 똑같이 늘려야 한다. 특히 최근 리스 시장은 위축되고, 렌터카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제약은 캐피탈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있어 족쇄로 작용해왔다.
 
규제에 멈춘 캐피탈사들…렌터카 확장, 본업비율이 막아
 
실제 캐피탈사들은 수익성 다변화를 위해 렌터카 시장 진출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지만, 본업비율 규제에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과거 2010년 현대캐피탈이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한 장기렌트 사업을 꾸준히 성장시키며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지만, 본업비율 문제로 약 5000억원 규모의 장기렌터카 부문을 신한카드에 매각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2024년 말 기준 현대캐피탈은 장기렌터카 시장 점유율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렌탈(089860)(21.8%)과 SK렌터카(16.5%)에 이어 시장 점유율 14.7%로 3위에 자리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사업 확장은 규제로 인해 막혀있다.
 
 
시장 점유율 4위(7.5%)를 차지하고 있는 하나캐피탈도 경쟁이 치열한 신차금융 비중을 축소하고 렌터카 비중을 확대해왔다. 자동차금융은 신차금융·중고차금융·렌터카로 구성된다. 하나캐피탈의 렌터카 자산은 2021년 1조249억원에서 2년 만에 약 두 배인 2조140억원까지 늘렸고, 2024년엔 2조5612억원까지 확대했다. 같은 기간 신차금융이 3조7999억원(2021년)에서 3조9249억원(2024년), 중고차금융이 7065억원(2021년)에서 9703억원(2024년)으로 확대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다.
 
그러나 하나캐피탈은 본업비율이 발목을 잡아 추가 확장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하나캐피탈의 자동차금융 가운데 신차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68.7%(2021년)에서 52.6%(2024년)로, 중고차금융은 같은 기간 12.8%에서 13.0%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친 반면 렌터카가 자동차금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8.5%에서 34.4%로 크게 확대됐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말 기준 신차금융은 50.1%, 중고차금융 14.7%, 렌터카 35.3%로, 사실상 자동차금융에서 렌터카가 차지하는 비중을 확대하지 않거나, 못하고 있다.
 
이처럼 렌터카 업계 3·4위 업체인 현대캐피탈과 하나캐피탈의 사업 확장이 사실상 멈춘 상황에서 최근 공정위의 판단과 맞물려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특히 공정위는 이번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기업결합을 허용하면 단기렌터카 시장과 장기렌터카 시장에서 모두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하고, 가격 인상 제한과 같은 조건부 승인도 하지 않았다. 공정위가 ‘건전한 시장 경쟁을 제한한다’는 우려를 내세운 만큼, 금융위의 관련 규제 완화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다.
 
IB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캐피탈사의 본업비율 규제를 완화하면 시장 내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라면서도 “금융당국이 캐피탈사의 과도한 비금융 사업 확대가 금융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여전히 경계하고 있어, 실제 규제 완화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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