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 정리를 위해 설립된 가교보험사 예별손해보험 인수·합병(M&A)을 두고 하나금융지주, 한국투자금융지주, JC플라워 등 3곳이 본입찰을 앞두고 실사에 착수했습니다. 형식상 3파전이지만, 시장에서는 재무 여력과 보험업 시너지를 감안할 때 하나금융과 한투금융의 2파전 구도에 무게가 실립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지난달 말 예별손보 예비입찰을 마감하고 이들 3곳을 예비인수자로 선정했습니다. 예비인수자들은 이달 말 본입찰에 참여하며, 예보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거쳐 4월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할 계획입니다.
예별손보는 MG손보를 정리하기 위해 작년 5월 설립한 가교보험사로,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주요 5대 손해보험사로 보험계약 이전을 마무리하고 당해 12월부터 매각 절차를 병행해 왔습니다.
투자은행(IB) 등 시장에서는 하나금융마저도 완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습니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보험사 추가 인수를 검토해 왔지만, 예별손보 부실 가입자 규모가 확정되지 않아 인수 이후 경영 정상화까지 상당한 추가 자본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꼽힙니다.
예별손보 정상화에 약 1조3000억원 수준의 추가 자본이 필요하다고 추산되는데요. 예보가 7000억~8000억원 수준으로 지원한다는 설도 돌지만, 정작 예보는 공적자금 투입에 대해 시장의 기대에 불과하다며 이를 부인했습니다. 예보 관계자는 "실사가 끝나야만 자금 투입 규모가 정해진다”며 “확정된 손실이나 지원금액 등은 정해진 바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하나금융 보험 계열사들 역시 독자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추가 자본 부담이 M&A 완주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릅니다.
최근 함영주 회장의 사법 리스크 해소 이후 비은행 강화 전략의 연장선이라는 해석도 함께 제기됐습니다. 함 회장은 지난달 29일 대법원에서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받아 금고 이상의 형을 피하면서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임기가 2028년 3월까지 보장된 만큼 가시적인 경영 성과를 내기 위해 속도를 낼 것이란 예측이 더해집니다.
한투금융을 두고는 라이선스(면허) 전략이 거론됐습니다. 김남구 회장이 공개적으로 보험사 인수 의지를 밝힌 가운데, 부실 보험사 인수를 조건으로 재보험이나 런오프(계약이전) 등 차별화된 보험 라이선스를 확보하려 한다는 관측이 시장에서 회자됐습니다.
재보험은 보험금 지급 등의 재무적 위험에 대비해 원수 보험사를 위해 리스크 분산을 보장하는 보험을 판매하는 특수 보험사입니다. 런오프는 보험계약 이전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보험 사업으로, 단순 보험부채 리스크만 감당하는 것이 아닌 보험계약 전체를 자산으로 이전해 관리하는 형태의 사업 모델입니다. 국내 전업 재보험사는 코리안리가 유일하고, 전업 런오프 보험사는 아직 전무한데요. 한투금융이 '국내 1호 전문 런오프 라이선스'를 선점해 새로운 보험 사업을 구축할 수 있어 유리합니다.
예별손보와 함께 롯데손해보험 동반 인수를 패키지로 제안했을 가능성도 언급됐습니다. 롯데손보는 보험계약마진(CSM) 규모가 약 2조4000억원으로, 초기 외형 확대에 유리하다는 평가입니다. IB업계 관계자는 "한투금융이 (보험사 인수에) 적극적이고 부실 요인이 있는 보험사들을 인수해 정상화시키면 당국에 대가성으로 무언가 요청할 수 있지 않겠느냐, 그래서 재보험 관련 사업 등을 내다보고 인수에 참여한 게 아니냐 하는 시각이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한투금융 관계자는 시장의 여러 추정에 대해 "보험사 인수에 관심이 있고 계속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어떤 딜(거래)을 검토 중이다 아니다 사실관계 확인은 어렵다"며 "잠재적 매수자의 위치에 있다 보니까 매물이 나오거나 할 때마다 같이 언급되는 경향이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JC플라워는 과거 롯데손보 인수전에서 본입찰을 포기한 전례 등으로 이번 M&A의 허수에 가깝다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고배당이나 과도한 레버리지를 통한 투자금 회수로 보험사 기초 체력을 약화시킨다는 금융당국의 부정적 시선 속에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됩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결국 관건은 금융지주 가운데 누가 예별손보 정상화에 필요한 추가 자본 부담과 중장기 전략을 감내할 수 있느냐, 예보와 정상화 자금 투입 비율이나 몸값을 얼마나 잘 조율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왼쪽부터) 하나금융그룹, 예별손해보험, 한국투자금융지주 사옥. (사진=각 사, ChatGPT 합성)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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