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2년 만에 재회하며 양측의 친환경차 중심 협력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브라질이 현대차의 중남미 친환경 모빌리티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는 모양새입니다.
지난 2024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 왼쪽)이 룰라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024년 2032년까지 브라질에 기술 및 친환경 수소 분야에 11억 달러(약 1조60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정 회장은 당시 “현대차그룹은 탄소배출 제로 달성을 위해 전기차, 수소차를 아우르는 빠른 전동화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지 2년여 만에 양국 최고 수뇌부 간 회동이 성사된 만큼, 이번 만남을 계기로 투자 이행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1992년 처음으로 브라질 시장에 수출을 시작한 현대차는 현지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아왔습니다. 수출 시작 20년 만인 2012년 상파울루에 현지 생산 공장을 준공했습니다. 이 공장은 현재 중남미 시장 전체를 겨냥한 생산 전진기지 역할을 맡고 있으며, 현대차의 중남미 전략에서 핵심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시장 내 판매 성적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2020년 처음으로 브라질 자동차 시장 판매 순위 5위에 진입한 이후,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톱5 자리를 지켰습니다.
특히 2024년부터는 2년 연속으로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 중 하나인 일본 토요타를 제치고 4위에 오르며 현지에서의 경쟁력을 뚜렷하게 입증하고 있습니다. 후발주자로 출발했지만 꾸준한 현지화 전략과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주요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입니다.
이 같은 성장세를 뒷받침하는 정책 환경도 우호적으로 조성돼 있습니다. 브라질 정부는 탈탄소 부문에 투자하는 자동차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감세 및 보조금 혜택을 적극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수소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 모빌리티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전략 방향과 브라질 정부의 정책 기조가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상황입니다.
이번 정의선 회장과 룰라 대통령의 회동이 단순한 의례적 만남을 넘어 구체적인 협력 과제와 투자 조건을 논의하는 실질적인 자리였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주목할 점은 현대차의 브라질 투자가 단순한 생산 능력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수소 연료전지와 전기차 인프라 구축 등 미래 모빌리티 전반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투자 계획인 만큼, 브라질 현지 산업 생태계와의 협업도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지 부품 업체 육성과 기술 이전 등을 통해 브라질 정부가 추진 중인 제조업 고도화 전략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 모두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가는 협력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브라질은 단순한 신흥 시장 그 이상의 전략적 가치를 지닙니다. 중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에서의 성공은 인근 국가들로의 사업 확장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상파울루 공장을 생산 허브로 삼아 중남미 전역에 친환경차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현대차의 구상이 이번 대규모 투자 계획과 맞물려 구체화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전동화 전환이라는 글로벌 흐름 속에서 브라질을 중남미 친환경 모빌리티 교두보로 삼으려는 현대차의 행보가 이번 정상급 회동을 계기로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입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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