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와 환율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이달 물가는 상승 압력이 커졌습니다. 특히 올 초 국제유가 하락세로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전체 물가를 끌어내렸지만, 미국·이란 전쟁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3월부터는 석유류 가격이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어서 물가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6개월 연속 2%대…2월 서비스 물가는 '껑충'
국가데이터처가 6일 발표한 '2026년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18.40(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올랐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2.4%로 낮아진 뒤 하락 흐름이 이어지며 올해 1월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0%까지 내려왔습니다. 전월과 비교해도 같은 수준으로 6개월 연속 2%대 흐름입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간 배경에는 지난해 12월 6.1%까지 뛰었던 석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이유가 컸습니다. 실제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2.4%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09%포인트나 끌어내렸습니다. 석유류 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입니다.
여기에 농축수산물이 1.7% 상승하는 데 그치며 전달(2.6%)에 비해 상승 폭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채소의 경우 -5.9%나 떨어졌습니다. 가공식품도 2.1% 상승하면서 2024년 12월(2.0%)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설 연휴 세일과 최근 민생물가 관련 담합 조사 등이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가공식품 상승폭을 둔화시킨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긴 설 연휴의 영향으로 여행·숙박 물가 중심으로 오름세가 강해지며 서비스 물가는 2.6%나 올랐습니다. 공공서비스는 1.6%, 개인서비스는 3.5% 각각 오른 영향이 큰 데, 개인서비스 상승률은 2024년 1월(3.5%) 이후 최대 폭 상승이기도 합니다. 개인서비스의 경우 승용차 임차료(37.1%), 보험서비스료(14.9%), 호텔(12.8%) 등이 상승세를 견인했습니다.
중동 사태에 널뛰는 유가…3월 물가 경로 '안갯속'
문제는 향후 물가 흐름입니다. 최근 중동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영향은 2월 통계엔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즉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국내 석유류 가격 상승세는 3월 지표부터 반영될 예정입니다. 이날 국내 서울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900원을 돌파하는 등 석유류 가격 상승이 가파른 만큼, 3월 이후 물가 안정세 흐름이 깨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입니다. 이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달 28일 중동 상황 이후 최근 3∼4일 동안 휘발윳값이 크게 상승했다"며 "이는 3월 물가 지표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이날 한은에서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고 "3월에는 중동 상황에 영향을 받아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비용 측면에서의 물가 상방 압력이 커졌다"며 "향후 물가 흐름은 중동 상황 전개 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유가 움직임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실제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연평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오르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포인트 추가 상승 압력을 받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재정경제부는 중동 상황으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석유류 가격·수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석유류 가격 안정을 위해 신속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중동발 불확실성에 선제 대응하라"고 지시하면서 "특히 대외 충격이 석유류 가격 상승 등 민생 부담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면밀히 관리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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