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석 기자] 74명의 사상자를 낸 대전 안전공업 화재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이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 등 책임자를 입건하면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습니다. 손 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화재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불법 증축 등 각종 의혹에 대해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달 20일 화재가 발생한 대전시 대덕구 문평동 안전공업 공장에서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7일 대전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안전공업 화재 수사 브리핑을 열고 손 대표 등 경영진 3명과 안전관리책임자 2명 등 총 5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공장 불법 증축 및 소방방제설비 미비 등 행위로 안전 주의 의무를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손 대표는 조사 과정에서 불법 증축을 지시·승인한 행위와 나트륨 정제소를 허가 없이 운영한 점 등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습니다. 불법 증축이 이뤄진 공간은 안전공업 동관 2.5층으로 총 9명의 사망자가 발견됐습니다. 대피로와 소화전, 완강기, 화재감지기 등 소방방제설비가 갖춰져야 하지만 불법으로 증축된 만큼 이러한 설비가 없어 화재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꼽힙니다.
경찰은 불법 증축을 시공한 업체를 전날인 6일 압수수색했습니다. 해당 업체는 전문적인 건축사가 아닌 소규모 인테리어 업체로, 안전공업 공장 건물의 유지관리 업무를 맡았다가 공장 규모가 커지면서 건물 유지보수 등을 맡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불법 증축에는 1억8000만원 상당이 소요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경찰이 공장 노동자로부터 확보한 진술에 따르면 공장 동관 2.5층 외에도 모든 층마다 복층 공간이 설치됐습니다. 이 공간에는 작업 편의성을 위해 절삭유 등 인화물질이 담긴 기름탱크가 비치됐으며, 발화지로 추정되는 1층에도 복층 공간에 절삭유 등을 보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다만 경찰은 건물 붕괴 우려로 내부 진입 및 현장 감식이 불가능해 직접 확인하진 못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감식을 위해선 안전진단 및 안전 대책 수립 후 발화지인 1층 윗부분을 모두 철거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경찰은 화재 당시 화재경보기가 울렸으나 바로 꺼졌다는 직원 진술을 토대로 자세한 경위를 파악 중입니다. 경보기는 본관 2층 통신실에 설치돼 있는데, 사무관리직 관계자가 경보음이 울린 직후 경보기에 최초로 접근한 정황을 포착됐습니다. 다만 해당 관계자는 "접근한 것은 맞지만 화재경보기를 끄진 않았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경보기는 시스템상 작동 후 자동으로 꺼질 수 없어 고의적으로 누군가가 종료했다고 추정한다"면서 "소방 당국으로부터 받은 현장 사진에서도 경보기는 꺼져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안전공업의 경보기에 붙어 있던 메모에는 어떻게 끄는지에 대해서만 적혀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부연했습니다.
한편, 고용노동부도 손 대표와 안전공업의 안전관리책임자 등 관계자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입니다. 수사 상황에 따라 입건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또 손 대표가 직원들에게 막말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하는 등 위법 여부를 따질 예정입니다.
박진석 기자 ptba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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