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인 관광객 지원 예산' 논란과 관련해 "팩트 문제"를 강조하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여·야·정 회담 도중 해당 사안을 두고 사실관계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팩트 체크(사실 확인)'을 주문하기도 했는데요. 다만 전체 회담에서는 미소를 유지하며 야당 의견을 경청하는 등 온화한 태도를 이어갔습니다.
가짜뉴스에 '팩트체크' 당부
이 대통령은 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에서 "똑같은 사실을 놓고 전혀 다르게 얘기해 버리면 대화가 아니라 싸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팩트 체크는 언제나 하면서 진지하게 정부와 야당이 이런 대화를 자주 소통하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장 대표에게 "아까 중국인 그거 뭔 말이냐"라며 설명을 요청했습니다.
장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우려를 전하며 "중국인 관광객 짐 날라주는 사업"을 언급했습니다. 장 대표가 지적한 건 '외래관광객 유치 마케팅 활성화 지원 사업'으로 정부는 중화권 시장 유치 확대를 명목으로 306억원의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문제는 해당 예산에 '간편결제와 짐캐리(짐 옮기기) 서비스 지원'을 위한 15억원이 포함됐다는 점입니다. 야권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짐캐리 예산'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게 중국 사람만 지불하는 것인가"라며 "중화권만? 외국인 관광객이 오면, 중국 사람만 주게 돼 있나. 그건 아니겠죠"라고 재차 물었습니다. 곧장 장 대표는 "지금 예산 편성을 보면 그렇게 돼 있다"고 응수했습니다. 정 대표는 "그렇지 않다"고 맞받아쳤지만,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다시 "전쟁 추경 취지에 전혀 맞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대통령의 반문과 장 대표의 반박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관광 진흥을 위한 예산인 것 같은데, 내가 내용을 모른다"며 "설마 중국 사람만 지원할 리가 있겠나"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장 대표는 "지금 모든 추경 예산에 모든 관광객이 다 적용돼 있다"며 "대상이 (중국 사람으로) 한정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소 띤 얼굴로 대응하던 이 대통령은 '팩트 체크'를 언급하며 단호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예산안에) 중국 사람으로 있으면 그거 삭감하라"면서 "근데 내가 보기엔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이것도 팩트에 관한 문제"라며 "우리 장 대표는 중국인 지원을 위한 거라고 생각하는데, 팩트를 한번 체크해 보고, 이런 게 사실 대화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이해를 부탁한다"고 요청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왼쪽)이 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을 열었다. 사진은 이 대통령과 악수하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이를 지켜보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모습. (사진=뉴시스)
"불편한 말씀 들어줘서 감사"…"전혀 안 불편하다"
다른 민생 문제에 대해선 비교적 온화하게 야권의 입장을 경청하던 것과 다른 반응입니다. 이날 장 대표는 추경 외에도 환율과 물가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장 대표는 "원화 가치 하락 폭이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크고 외화보유액도 감소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 미국과의 달러 스와프 체결 등 적극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부동산 정책과 외교 노선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습니다. 장 대표는 "강남을 제외한 지역 집값 상승과 전월세 부담이 심화되고 있다"며 규제 완화와 공급 확대를 촉구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 대통령에 대한 '솔직·대범하다'라는 평가를 언급하며 외교·안보 노선 점검도 제안했습니다.
끝으로 장 대표가 "다소 불편한 말씀을 길게 들어줘서 고맙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웃으며 "전혀 안 불편하다"라고 분위기를 환기했습니다. 이어 "사실 만나서 자주 얘기하는 게 좋다"며 "오해는 최소한 많이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자주 이렇게 만나 뵙고 싶다. 빈말로 사진만 찍고 선전하려고 그런 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야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통합이라고 하는 것이 정말 이럴 때 빛을 발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야당 입장에서는 또 이런 상황에서 입지가 줄어들거나 이런 것들이 또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다독였습니다.
끝으로 "야당은 야당으로서의 할 역할을 잘 해주는 게 중요하다"면서 "지적할 것은 지적하고, 또 부족한 것은 채워 주고, 잘못된 것은 고쳐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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