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민주당이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후보를 확정한 가운데 지역별로 엇갈린 선택 기준이 고스란히 결과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경기에선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가 최종적으로 확정되면서 강성 지지층의 결집이 드러난 반면, 서울시장 경선에선 당심을 대변한 박주민 의원이 결선조차 오르지 못하는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당 안팎에선 민주당 지지자들이 선명성과 확장성을 고려해 전략적 투표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서울에선 본선 승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확장성과 중도층에 소구력이 있는 '명픽'(이재명 대통령 선택)의 행정가 출신 정원오 후보에 대한 지지가 쏠린 반면, 경기에선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는 전제하에 지지자들이 자신이 선호하는 선명한 개혁 성향의 추미애 후보를 선택했다는 겁니다. 즉, 국민의힘을 상대로 한 지지자들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후보들의 희비가 엇갈린 모습입니다.
누가 돼도 이기는 '경기도'…선택 기준은 '선명성'
민주당 수도권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들은 12일 원팀 간담회를 열고 공통 공약 마련과 공동 선거운동을 약속했습니다. 세 후보는 결의문을 통해 "선거운동 기간 공동 일정과 공동 메시지를 통해 수도권 문제를 함께 해결하겠다는 의지와 연대의 비전을 제시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일찍이 단수공천을 받은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와 달리 정원오·추미애 후보는 경선을 통해 각각 지난 9일과 7일 본선에 진출했습니다.
민주당이 서울시장에 정원오 후보, 경기도지사에 추미애 후보를 본선에 올리며 지역별로 서로 다른 선택 기준이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같은 당내 경선이었지만 경기도는 '선명성', 서울은 '경쟁력'에 무게가 실린 결과가 나왔습니다.
경기도지사 경선에서는 추 후보가 과반 득표로 결선 없이 본선행을 확정했습니다. 당초 민심의 김동연 경기도지사, 명심(이 대통령 의중)의 한준호 의원, 당심의 추 후보가 맞붙는 3파전으로 결선 가능성이 거론됐는데요. 본선 투표는 권리당원 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하는 만큼 '강성' 이미지의 추 후보는 본선 경쟁력이 약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추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빠르게 승기를 잡은 데는 강성 지지층의 견고한 지지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추 후보는 최근까지 검찰 개혁 이슈를 전면에서 끌어오며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확보해 왔습니다. 지방 행정을 맡길 후보를 뽑는 선거임에도, 개혁 노선의 선명성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 셈입니다. 추 의원은 후보 확정 뒤 페이스북에 "압도적 승리로 보답하겠다"라며 "민주당 당원들과 함께 경기도의 혁신적인 미래를 만들겠다"라고 다짐했습니다.
경기도지사 '민주당 필승론'도 추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현재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출마자는 3명입니다. △양향자 최고위원 △함진규 전 의원 △조광한 최고위원이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경기도지사는 통상 대권 주자급 인물이 등판하는 만큼 후보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에 지지층이 새로 유입되지 않더라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는 당 지지자들의 자신감이 추 후보의 결선 진출로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왼쪽),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오른쪽),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앞에서 열린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원팀 간담회'를 하기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탈환' 목표…선명성 대신 '경쟁력'
반면 서울시장 경선은 확장성에 방점이 찍혔습니다. '명픽'을 받은 정 후보가 박주민·전현희 의원을 제치고 결선 없이 본선 후보에 진출했습니다.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던 박 의원이 결선에도 오르지 못한 점이 상징적입니다.
이는 서울시장 선거의 성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서울시장은 민주당이 반드시 탈환해야 하는 지역입니다. 현직인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시장과 본선에서 경쟁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당내에서는 무엇보다 '이길 수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단순한 지지층 결집만으로는 승리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정 후보는 성동구청장 3선 경력을 바탕으로 행정 능력을 강점으로 내세웠습니다. 도시재생과 청년 정책 등 생활 밀착형 성과가 부각되면서, '일 잘하는 행정가' 이미지가 경쟁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서울 유권자 다수가 차기 시장의 자질로 행정 능력을 꼽은 점도 이 같은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실제로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의 여론조사(3월29~30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무선 전화면접 방식) 결과에 따르면 서울 시민의 60.6%는 차기 서울시장이 갖춰야 할 첫 번째 자질로 행정 능력을 꼽았습니다. 민주당 지지층 내 행정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힌 비율은 67.9%에 달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국 '누가 나오든 해볼 만한 곳'과 '반드시 이겨야 하는 곳'의 차이가 공천 결과로 이어진 셈입니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서울을 가져오지 못하면 다른 곳을 이겨도 지방선거에 승리했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서울의 중도 민심은 부동산 등 정책에 굉장히 예민하다. 향후 변수가 발생할 여지도 상당한 상황에서 검찰 개혁 등에 과도한 상징성을 지니면 선거에 패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이 고려됐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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