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특별법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가운데 '전력구매계약(PPA)' 등 특례 조항들에 대한 정부 부처 간 이견이 조율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국회는 특별법 시행 시기를 당초 법안 통과 후 1년에서 9개월로 단축하는 등 입법에 속도를 내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상임위 통과 과정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정부 부처 간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향후 조율 과정이 필요한 상황이라 최종 법안 처리가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16일 국회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안'은 해당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습니다. 과방위는 지난 14일 그동안 AI 데이터센터 지원과 관련해 발의된 6개 법안을 병합하고,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시행 시기를 9개월로 앞당긴 수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법안은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전략 인프라로 규정하고, 행정적이고 재정적인 특례를 도입해 관련 산업 진흥을 위한 종합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입지 규제 완화와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데이터센터 설립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지원하고, 전력과 용수 등 기반 시설 확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도록 했습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직접 PPA 허용과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등 전력 특례 조항들이 시민단체들의 반대뿐 아니라 정부 부처 간 이견으로 쟁점이 됐습니다. 과방위는 신속한 법안 처리를 위해 상임위에선 우선 특별법을 통과시키고, 법사위 심의 단계에서 쟁점에 대해 추가로 논의한다는 입장입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지난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법사위로 넘긴 뒤에도 시간이 있으니 과기정통부와 기후부 간 추가 논의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특별법에는 비수도권 데이터센터에 직접 PPA 특례를 부여하고, 재생에너지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PPA 범위를 액화천연가스(LNG)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과기정통부는 대규모 전력 소모가 필수적인 AI 데이터센터 운용을 위해 이 같은 전력 특례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기후부는 다른 산업들과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고, 이런 선례가 다른 산업들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또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LNG 발전이 비수도권 데이터센터와 거래하면서 전력계통 운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조항과 관련해서도 특례보다 분산에너지 특구 등 이미 마련된 법과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특별법이 AI 산업 육성을 명분으로 전력과 환경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참여연대 측은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수급과 탄소 배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고비용·고영향 기후 인프라"라며 "이번 특별법은 LNG와 같은 화석연료 발전을 확대하면서 사회적이고 환경적인 책임은 방기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AI 산업은 규제 완화가 아니라 기후와 전력 시스템의 지속가능성 위에서 설계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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