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대교그룹 계열 종합 IT 서비스 기업 대교CNS가 상징성이 큰 금융감독원의 대형 정보화 사업을 수주했다가 심각한 재무적 부침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따내며 외형성장을 꾀했으나, 사업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과도한 인력 투입 부담과 운영 비용 폭증으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던 것입니다. 이는 공공 SI(시스템 통합) 사업의 경직된 구조가 원청업체에 미칠 수 있는 '승자의 저주'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교CNS는 2022년 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137억5000만원 규모의 '금융감독시스템 플랫폼 전환 등 정보화 사업'을 단독 도급받았습니다. 당시 금감원이 책정한 추정 예산은 142억1200만원이었는데, 대교CNS는 예산 대비 96.8% 수준에 계약을 따내며 수익성 방어에 성공한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입찰 조건이 사 측에 불리했습니다. 당시 금감원은 컨소시엄(공동도급)을 허용하지 않고 단독 수주만을 허용했습니다. 리스크 분산이 불가능한 구조에서 117개 시스템, 9000여개 화면을 전면 전환해야 하는 등 대형 과업을 떠안은 대교CNS는 외부 인력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는 구조로 사업에 착수했습니다.
이러한 인력 의존은 곧 재무적 타격으로 이어졌습니다. 2023년 말 프로젝트 수행이 고조되던 시기, 투입 인력 관리 및 운영 비용이 급격히 불어나며 대교CNS의 재무제표는 악화했습니다. 2022년 말 62억원대였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23년 말 6060만원으로 99% 감소했습니다. 반면 갚아야 할 외상매입금은 2022년 109억원에서 2025년 말 250억원대로 상승했습니다.
과도한 비용 탓에 하도급 업체의 인력 철수 등 프로젝트 차질이 빚어졌던 2023년, 회사는 12억7100만원 규모의 '손실부담충당부채'를 계상했습니다. 손실부담충당부채는 계약 이행에 필요한 원가가 예상 수익을 초과할 것이 확실시될 때 잡는 회계 계정입니다. 대교CNS는 “회사는 과거 사건이나 거래의 결과로 존재하는 현재 의무의 이행을 위해 자원이 유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손실 금액을 신뢰성 있게 추정할 수 있는 경우에 충당부채로 계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자금줄이 막히자 부실은 모회사인 대교홀딩스로 전이됐습니다. 대교CNS는 2024년 110억원, 2025년 95억9000만원 등 거액의 자금을 모회사로부터 수혈받았습니다. 특히 대교홀딩스와 50억원 한도의 차입 계약을 맺으며 '회사가 보유한 자산 일체를 양도 담보'로 제공했습니다.
금융감독원 프로젝트 계약상 종료 시점은 지난해 4월30일이었습니다. 이와 관련 2025년 말 기준 회사의 선수금 계정이 277만원으로 거의 소진됐고, 수십억 원대에 달하던 소프트웨어공제조합 지급보증액도 대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재무 부담은 지속됐습니다. 대교CNS는 올 초 대교홀딩스와 맺었던 50억원 한도 차입금의 만기를 기존 1년에서 4년으로 연장했습니다. 프로젝트는 완료됐지만, 수행 기간 누적된 250억원 규모의 외상값과 담보로 잡힌 회사 자산이 부담으로 남았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상징성이 큰 공공 대형 사업을 수주하더라도 비용 부담으로 원청이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며 “흔히 외형 확장에 치중한 대형 수주가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