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소액주주 "예보발 오버행 우려"…예보 "여건 살피는 중"
기금 만료 1년 앞으로, 미회수액 1조원 숙제
주가 목표 1만원인데 시장가 4400원대 간극
2026-07-01 15:29:22 2026-07-01 16:17:34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한화생명 소액주주들이 2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예보)에 공적자금 회수 계획과 지분 매각 방침을 명확히 밝히라고 촉구했습니다. 2027년 말 관련 기금 청산을 앞두고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까지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예보는 현재 주식 매도 여건을 살피는 중입니다. 
 
박판서 한화생명 소액주주연대 대표자(오른쪽)이 1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예금보험공사에 방문해 관계자에 주주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주주서한은 김성식 예보 사장과 이사회 앞으로 전달됐다. (사진=연대)
 
한화생명 소액주주연대는 1일 예보 관계자들과 만나 한화생명 공적자금 회수 계획과 주요 주주로서의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공개적으로 설명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했습니다.
 
연대는 예보가 한화생명 지분 10%(8685만7001주)를 보유한 주요 주주인 만큼 공적자금 회수 과정에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예보채상환기금 청산 시한이 2027년 말로 정해진 상황에서 지분이 한꺼번에 시장에 풀릴 경우 오버행이 발생해 주가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아울러 공적자금 손실을 줄이기 위해 한화생명에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오너 일가의 경영승계를 위해 저평가된 주가가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는 시장의 의혹에 대해서도 예보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했습니다.
 
예보는 공적자금 회수의 필요성과 시장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는 공감하면서도 지분 매각 계획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연대는 "긴 대화로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예보 답변은 대부분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며 "주주들의 요구 사항을 한화생명 측에 전달할지 여부를 내부 검토한 뒤 다음 주 입장을 밝히기로 하며 논의는 일단락됐다"고 전했습니다.
 
예보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매각 가능성을 염두하고 늘 주가나 거래량, 주식시장 상황 등 여건을 살피고 있다"면서도 "여건이 괜찮아져야 매각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는데, 오늘 시점으로는 언제까지 매각하겠다고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예보가 보유한 한화생명 지분은 외환위기 당시 투입된 공적자금에서 비롯됐습니다. 과거 한화생명 전신인 대한생명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1999년부터 2001년까지 3조5500억원을 투입해 지분 100%를 인수했습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화컨소시엄에 지분 51%를 8236억원에 최초 매각한 이후 예보가 보유한 지분 16%에 대해 계약상 추가 지분 매입 권리인 콜옵션을 이행하하면서 약 3000억원에 추가 매각해 총 67%의 지분에 대해 1조1000억원을 회수했습니다. 이후에도 △2010년 한화생명 상장(1586억원) △2015년(5203억원)과 2017년(1739억원)에 걸친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연간 누적 배당금 등으로 총 회수 규모는 2조5071억원으로 파악됩니다.
 
예보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금융권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채무를 정리하기 위해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을 설치하고, 장기 보유 자산을 매각하며 공적자금을 회수하며 기금을 운영해 왔습니다. 예보채상환기금은 2027년 말에 존속 기한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현재 △한화생명(10%) △SGI서울보증보험(83.85%)의 상환 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화생명 지분 처분 계획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예보는 2018년부터 9년간 한화생명 지분에 대한 추가 매각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공적자금을 손해 없이 회수하려면 한화생명 주가가 1만원 이상으로 올라와야 하는데 현재 한화생명 주가는 44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어 섣불리 매각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예보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매년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의 수입 및 지출 계획 등을 담은 예산안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2011년 이후 한화생명에 대해서도 계획을 수립해 왔지만 실제 매각은 시장 상황 등으로 번번히 좌초됐습니다. 2019년 4월과 2021년 6월에 한화생명 주식 매각 주관 입찰공고를 내기도 했으나 별다른 소득은 없었습니다.
 
한편 소액주주연대는 예보가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지 않을 경우 공적자금 회수 실패에 대한 감사원 민원 등 후속 조치를 예고했습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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