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견제 강화'에도 '수사질 약화' 우려 여전…민주당 형소법 개정안 '갑론을박'
검사 '보완수사 요구' 이행 강제력 높여
보완수사 할 수사관서 지정 권한도 부여
'공소심의회·수사인권보호관'은 빠져
일각에선 "수사 품질·속도 저하" 우려도
2026-07-10 17:03:09 2026-07-10 17:03:09
[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검찰청 폐지 3개월을 앞두고 여당의 형사소송법(형소법) 개정안이 공개됐습니다. 수사와 기소 분리 원칙을 유지하되,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 권한을 강화하고 경찰 견제 장치를 늘린 것이 뼈대입니다. '장윤기 사건'으로 촉발된 보완수사권 폐지 우려 여론을 인식한 겁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 주도로 발의한 '시민주도 형사소송법'에 담겨 논란이 됐던 공소심의회, 수사인권보호관 제도 등은 빠졌습니다. 경찰 수사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민주당의 노력이 엿보인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 평갑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바뀐 제도로 수사 품질 저하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승원(왼쪽부터), 김한규, 박상혁, 이해식 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은 지난 9일 오후 형소법 개정안을 당론 발의했습니다. 개정안 마련은 속도전으로 진행됐습니다. 김한규 원내 수석 부대표실 주도로 지난 4일 형소법 최종안 마련에 나섰고, 6일 만에 최종안을 완성한 겁니다. 민주당 형사소송법TF 소속 의원은 법안 발의 하루 전까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 신규 조문을 추가한 것으로 전졌습니다. 
 
여당의 형소법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검찰의 경찰 견제 강화입니다.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만큼, 보완수사 요구권을 강화했습니다. 형소법 197조의2(보완수사 요구)에서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가 있는 경우 지체 없이 이행하고, 그 결과를 검사에게 통보해야 한다고 규정한 겁니다. 현행 형소법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하도록 했는데, 이 내용을 삭제한 겁니다. 검찰의 직접 수사권이 폐지되는 환경에서 공소청과 수사기관 간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민주당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이는 검찰과 법무부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기도 합니다. 앞서 대검은 지난 7일 사법경찰관이 '정당한 이유'를 이유로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따르지 않을 수 있는 조항이 유지되면 사건이 "사건 처리가 심각한 교착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주장한바 있습니다. 
 
장윤기 사건을 인식해 신설한 조항도 있습니다. 피해자의 시정조치요구 권한이나 공소청장의 수사관서 지정권이 대표적입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시정조치요구나 (공소청장이) 수사관서를 지정할 수 있다는 내용은 대통령령을 정할 수도 있지만, 보다 명확하게 하기 위해 법률에 명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존 시정조치요구의 경우, 검사가 사법경찰관리의 수사과정에서 법령위반, 인권침해 또는 현저한 수사권 남용이 의심되는 신고가 있거나, 그러한 사실을 인식하게 된 경우 사법경찰관에게 사건기록 등본 송부를 요구할 수 있는데, 형소법 197조의3(시정조치요구 등) 1항에 신고 주체로 "고소인·고발인·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을 명시한 겁니다.
 
같은 조 7항에는 '시정조치요구가 이행되지 않은 사건을 송치받은 검사가 수사 공정성 등을 고려해 해당범죄에 대해 수사 권한이 있는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을 이송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검사의 시정조치요구에 대한 강제력을 높인 겁니다. 
 
아울러 형소법 개정안 197조의2 5항에 "특정 수사관서에서 보완수사 요구를 적정 이행할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 공소청의 장은 보완수사할 수사관서를 지정해 보완수사요구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을 신설했습니다. 광주 여고생 이채원씨를 살해한 장윤기 부친의 증거인멸 의혹을 광주경찰청이 수사하도록 했다가 '셀프수사' 논란이 일었는데, 이런 일의 재발을 막겠다는 겁니다. 
 
다만 시민주도 형사소송법에서 검찰의 권한을 견제하기 위해 마련한 수사인권보호관 제도와 공소심의회 신설 방안 등은 모두 빠졌습니다. 민주당 형사소송법 개정TF 내부에서도 두 제도 신설에 따른 실효성에 의문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수사인권보호관(개방직)은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 현저한 수사권 남용에 관한 민원이 이유있다고 판단될 때, 수사기관의 장에게 수사 방식 변경, 수사관 교체 등을 권고,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공소심의회는 검사의 공소제기 여부의 적정성을 심의·의결하는 기구입니다. 
 
민주당 형소법 개정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갈립니다. 전반적으로 수사 품질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 있는가 하면, 경찰을 견제하기 위해 검찰에 너무 많은 권한을 줬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여권 내 발의된 형소법 개정안의 한계를 스스로 자인한 법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수사의 품질이나 수사의 속도, 인권보호 등 모든 측면에서 후퇴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제도 개편"이라며 "제한적으로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있게 해주고, 수사 지휘를 부활해야 한다. 검사가 수사기록만 하고 처분을 할 경우 책임성이 약화되고 판단이 관료화될 것"이라고 혹평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변호사는 "기존 검사의 권한을 줄이기 위해 공소심의회나 수사인권보호관 제도를 두려 했지만, 해당 안은 반영되지 않았다"며 "경찰을 견제하는 권한은 검사에 독점시켜 아쉽다"고 평가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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